법무부 반대로 무산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스캘핑을 규제하는 방안을 포함시키려 했던 금융위원회의 당초 방침이 수포로 돌아갔다. 법무부가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과다한 호가관여 등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계부처간 이견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아 추후 별도의 기회에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스캘핑(고빈도매매)'을 과다한 호가관여 행위로 규정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허수주문, 과다한 호가관여 등에 과징금을 부과해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려 했지만 법무부가 강하게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측은 타 기관에게 제재권한(과징금)을 줄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며 "결국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기관이 늘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스캘핑의 불법성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만큼, 이를 규제하고자 한 것은 애초부터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스캘핑이 일반투자자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식워런트증권(ELW)을 담당하는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빈도수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나쁘다고 볼 수 없다"며 "오히려 빈도수가 많으면 시세 안정성이 높아지고 시세가 연속적으로 형성되면서 급등락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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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 해리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는 지난 9월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고빈도매매자들이 일반투자자보다 속도가 빠른 시스템을 이용한다고 해서 불공정한 일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규제신설에 반대한 법무부 관계자는 "과징금 부과는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에 대한 형사처벌이 잘 안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형사처벌이 힘들다고 해서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은 주가조작범을 돈으로 막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형사처벌이 잘 안되고 있는 문제를 고치고 난 후에 과징금 부과를 논의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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