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근혜 복지에 신경..野, 텃밭 호남 챙기기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22일 오전 9시 40분께 국회 본청 638호 소회의장 앞. 내년도 예산안을 손질하는 계수조정소위가 열리려면 20여분이 남았지만, 회의장 주변에는 정부와 산하기관에서 온 공무원, 민원인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는 금융위 관계자는 "오늘 첫번째 심사 대상 부서여서 미리와서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 9시 57분께 정갑윤 예결위원장을 선두로 11명의 계수조정소위원들이 도착했다. 위원들이 회의장의 문을 들어서는 순간까지, '예산안을 잘 봐주십시오'하는 부탁이 꼬리를 물었다.

전날 밤 11시 30분까지 소위가 열렸기 때문에 몇몇 위원들의 얼굴에서는 피로감 마저 묻어났다. 한 보좌관은 "물밀듯이 밀려오는 '쪽지 민원'에 이어, 하루 종일 울려대는 '문자'와 '전화' 민원에 의원들이 몸살을 앓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12명의 예결위원들은 전날부터 정부 50개 부처 15개 위원회가 제출한 326조1000억원의 내년 예산안 규모 심사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15개 상임위원회는 이미 11조원 가량 증액 의견을 제출했다.

첫날부터 여야의 힘겨루기는 팽팽했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개회하자마자 "국회의 자료 요구에 불성실하거나 지적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부처는 벌칙성으로 예산을 삭감할 수 있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이에 구상찬 한나라당 의원은 "전례가 있냐"며 맞섰다.


대표적인 묻지마 예산인 '특수활동비' 감액 문제를 놓고는 두번이나 정회를 하기도 했다. 결국 여야 간사합의로 비공개 회의로 전환해 정부부처의 특수활동비 내역은 꺼번에 심사하기로 결론이 냈다.


내년 총ㆍ대선을 앞두고 여야는 복지예산 늘리기 전략을 가동중이다. 한나라당은 '서민 예산 확충'에 방점을 찍고 있고, 민주당은 '일자리ㆍ민생 예산'을 강조하고 있다.


한나라당 간사 장윤석 의원은 "예산 총액은 유지하되 사회간접자본(SOC)예산을 삭감하고, 3조원 정도 '민생 예산'을 마련해 이를 서민예산에 쏟아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예산과 관련한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계수조정소위 7명 중 5명이 친박(친박근혜)계로 구성됐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 2007년 대선 당시 박 전 대표의 공보특보였던 구상찬 의원도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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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4대강 후속 사업을 삭감하고 무상급식과 대학등록금 지원 예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무상 급식 이후 복지에 대해 관심을 높아진 터라 야당은 일자리민생 예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지류하천정비 등 과도한 4대강 후속사업 1조 500억원, 제주해군기지 사업 1327억원, 론스타 먹튀를 도와준 금융위 기본경비 9억원 등 9조원을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계수조정소위 위원 4명중 광주(강기정), 전남(주승용)으로 배치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 예산을 최대 끌어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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