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푸틴에 돈 보따리 풀었다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가 지난 6월에 설립된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에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투자해 새로운 러-중 합작 펀드를 만든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러-중 투자펀드의 운용은 RDIF가 맡게되며, RDIF는 투자금액의 70% 이상을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로루시 지역에 투자하기로 했다. 6개월 안에 구체적 투자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다.
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최고경영자(CEO)는 "새 펀드는 천연자원과 부동산 투자 보다는 농업, 소비재, 녹색에너지 투자에 더 집중할 것"이라면서 "모든 투자는 러시아와 중국 경제 관계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CIC의 최종 러시아 펀드 투자 약속은 11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이틀간의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사이에 나왔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와 천연가스 회사 대표 등 160명의 대규모 인원을 대동한 푸틴 총리는 11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만나 제16차 중국·러시아 총리회담을 진행했다.
양국은 푸틴 총리의 방중 일정 중에 2016년부터 30년간 시베리아산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한다는 내용의 에너지 협력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가격 협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양국은 이번 기회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웨이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국의 에너지 협상에서 진전 및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며 푸틴 총리의 방중 일정 중에 양국의 에너지 협상이 주요 현안임을 시사했다.
푸틴 총리는 제16차 총리회담을 끝낸 후 중국 관영 언론 신화통신을 통해 "천연가스 공급 계약과 관련해 논의가 잘 이뤄져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면서 "이 밖에 새로운 에너지 운송로에 관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기 하루 전에는 양국간 71억달러 규모의 경제협력 계약이 체결됐다. 양국 주요 기업 대표들은 16개에 달하는 무역 및 경제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주로 신재생에너지, 광산, 기계, 자동차, 전기, 농업 분야에 집중됐다.
중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러시아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양국은 교역 규모가 2015년 1000억달러, 2020년에는 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