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 급여기준이 당뇨병 치료 걸림돌…환자특성·동반질환 반영해야"
대한당뇨병학회, 오젬픽 등 'GLP-1 약제' 사용 제약 지적
중증 2형당뇨병도 '재택의료 지원사업' 대상 포함해야
'오젬픽(Ozempic)' 등 '글루카콘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GLP-1)'가 당뇨병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게 됐지만 그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환자별 중증도와 동반질환 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를 위해서는 약제 선택권과 급여 기준에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기자간담회에서 김종화 학회 보험이사가 GLP-1 수용체 작용제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에서 기자간담회 열고 GLP-1 수용체 작용제의 급여 현실화와 중증 당뇨병의 전문관리 시스템 도입 등을 촉구했다.
학회는 우선 당뇨병 치료의 핵심으로 부상한 GLP-1 수용체 작용제의 보험급여 기준이 최신 진료 지침과 크게 괴리돼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국내에선 메트포르민(Metformin) 사용 후 당화혈색소(HbA1c)가 7.0% 이상인 경우 등에 한해 급여를 인정하고 있으나, 과거 약제사용 기록 제출 등 행정적 절차가 복잡해 실제 환자 처방에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김종화 학회 보험이사(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진료과장)는 "지난 2월부터 GLP-1 약제의 급여가 시작됐지만 메트포르민 투여 후 설포닐우레아 등의 약제를 반드시 써야 하는 등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며 "심혈관 질환, 만성신부전 등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GLP-1 수용체 작용제나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SGLT-2)'를 우선 권고하는 국내외 최신 진료 지침과 전혀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제는 저혈당과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김 보험이사는 특히 오남용을 우려해 전액 본인 부담으로 하는 비급여 처방까지 원천 차단한 정부 방침에 대해 "환자가 비용을 감수하겠다고 해도 약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안에 예정된 당뇨병 약제 일반 원칙 개정을 통해 계열별 급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회는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췌장장애' 등록이 내분비 기능 이상으로 일상생활이 제한되는 환자들을 보호하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장애 등록 기준은 혈당이 140㎎/dL 이상이면서 인슐린 분비 능력을 나타내는 C-펩타이드(C-peptide) 수치가 0.6ng/㎖ 미만이어야 하며, 최소 6개월 이상의 인슐린 치료 기록이 필요하다.
김 보험이사는 "중증 당뇨병 환자에 대한 장애 유형 인정뿐 아니라 향후 중증난치질환 산정특례를 통해 실질적인 진료비 경감 혜택으로 이어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지윤 학회 당뇨병특성화TF 간사(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병을 일괄적으로 경증 질환으로 분류하는 정부 정책의 허점을 지적하며 "사망 위험이 높은 중증 당뇨병 환자군을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학회에 따르면 1형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은 비당뇨인 대비 2.9배에 달하며, 인슐린을 사용하는 2형 당뇨병 환자 역시 사망 위험이 2.5배로 매우 높다.
김 교수는 "다회인슐린주사요법(MDI)이 필요한 환자들은 식사량과 컨디션에 따라 인슐린 용량을 정교하게 조절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 교육이 필수적"이라며 "현재 1형 당뇨병에만 적용되는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인슐린 주사가 필수적인 2형 당뇨병 중증 환자에게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 1형 당뇨병 재택의료 시범 사업은 합병증 예방 및 의료비 절감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현재 참여율은 18%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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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래 학회 이사장은 "당뇨병은 환자들이 얼마나 잘 자기주도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며 "췌장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중증 당뇨병 환자들이 적절한 지원을 받으며 편견 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정부, 관련기관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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