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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멋진 세상, 그리고 우아하게 낡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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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오늘, 세상의 위대한 재능이 하나 사라졌다. 스티브 잡스가 죽었다. 향년 56세. 그는 우리가 아는 세상을 만든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개인용 컴퓨터와 그리고 당신 손안의 스마트폰, 우리가 온라인을 통해 꾸는 꿈들의 창조주였다. 그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단 몇 분도 이 세계를 말할 수 없을 만큼 그는 많은 것을 남겼다.
컴퓨터 발전에 대한 역사책은 스티브 잡스가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를 워즈니악과 함께 발명한 것은 ‘좀도둑질’과 ‘자랑질’이 목적이었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의 때늦은 히피 출신의 이 두 사람은 당시 거대 통신회사이던 AT&T의 전화요금을 떼먹기 위해, 그리고 온갖 개인용 ‘발명품’을 만들어 서로 뽐내던 클럽에서 멋져 보이기 위해 며칠 밤을 새워 차고에서 원시적인 '장난감‘을 만들었다.

그것이 우리가 매일같이 책상 위에서 대하는 개인용 컴퓨터의 시작이었고 한 입 베어물은 사과(Apple)의 시작이었다.
잡스의 위대함은 과학자, 기술자로서의 ‘능력’에 있지 않고, 어디에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지금 있는 것들을 어떻게 해체하고 다시 조립해서 새로운 설계를 만들 수 있는지 통찰하는 능력에 있었다. 그래서 그는 창의력과 자유로움을 자신의 언어로 삼았다.

말하자면 그는 컴퓨터를 만든 사람인 동시에, 최초의 해커 중의 한 사람이었고, 그 해킹이 세상을 지배하는 위대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람이었다.

해적에서 출발해서 왕국을 세운 것이다. 미국식 실용주의와 합쳐진 그 통찰력이 그를 ‘사업가’로 이끌었고, 그가 세운 애플이라는 회사는 그때까지 세상에 존재한 적이 없는 가장 ‘유별난’ 회사가 되었다.

그곳에는 위계가 없었고, 누가 무엇을 한다고 가로막거나 저지하지도 않았다. ‘재미’가 있다면, 누구든 도전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었다. 정작 그가 남긴 가장 중요한 것은 '기계들'이 아니라, ‘다르게 생각하는 법’, 그리고 그 차이는 자유로움에서 나온다는 것이었다.

잡스가 80년대 중반 인도 여행을 다녀온 직후, 그는 플레이보이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도를 보고 나는 내 사고방식들이 본래 있던 것이 아니라, 교육에 의한, 서구적인 것임을 깨달았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교육에 의해서만이 우리는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배운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가장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교육의 중요성을 늘 역설했다.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읽고 마음대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것은 도전이다”

그 도전은 우리가 아는 이 세상을 만들었다. 적어도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는 지난 30년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들 속에서 살아간다.

말하자면, 우리는 ‘다른’ 삶을 사는 도구를 가진 것이다. 그리고 그 도구의 한편에는 늘 깡마른 잡스가 웃고 있었다.

잡스는 1985년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희망은 우아하게 낡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세상은 너무나도 빨리 변해가기 때문에 80년대 말이면 이미 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생각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진정으로 다음 세대에게 이 땅을 넘겨주고 싶다.” 그의 희망은 20년이나 늦게 왔다.

다음 세대는 그가 꿈꾼 것만큼 빠르게 그를 앞서가지 못했다. 여전히 그는 ‘낡은’(obsolete) 것이 아니라, 세상의 가장 앞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기에 그가 남긴 마지막 한마디는 아직도 유효하다. “어떻게하면 우아하게 낡아갈 수 있을까? 이건 멋진 도전 아닌가요?”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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