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敎大의 몸부림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국립대의 '부실대학 명단'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지난 22일, 8명의 교대 총장들이 모여 "현행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정원조정 등 자구 노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부실대학 명단에 교대 2곳이 포함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진 발표였다.
초등학교 교원을 양성하는 교대는 전국에 10곳. 이날 자구 노력을 발표하는 자리에 참여하지 않은 대학은 단 두 곳, 광주교대와 부산교대뿐이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부산교대'는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발표된 '특별관리대상 국립대학' 명단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광주교대' 역시 교대 및 교원대 구조개혁과 관련된 교과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괘씸죄'에 걸린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만도 했다. 부산교대는 자체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학과 통폐합과 지배구조 개선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눈치 없는 부산교대의 부실대 발표 포함을 두고 사태의 본질이 궁금해졌다. 눈치 빠른 나머지 8개 교대가 그토록 반대해 온 '총장 직선제 폐지' 등을 수용하기로 한 배경이 궁금해진 것이다. 문제는 저출산으로 초등학생이 감소하고 있는데 교대 입학정원은 감소하지 않는 대학의 안이한 자세에 있었다. 이같은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00년대 초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문제인 것이다.
정부는 같은 지역에 위치한 국립대와 교대를 묶어 연합대학 체제를 구성하고 유사 중복학과를 통폐합하는 식으로 교대 통폐합을 추진해 왔다. 지난 2008년 제주교대가 제주대학교 사범대 초등교육과로 통폐합된 것이 교대 통폐합의 첫 사례다.
정부는 교대가 통폐합할 경우, 국립대 지원금의 일정 비율을 교대 관련 사업에 우선 투자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교대 입장에서는 학교의 존폐 여부가 달린 문제라 양측이 접점을 찾기란 쉽지가 않았다. 어쩌면 전국의 교대 총장들이 총장 직선제를 포기하고, 학생 정원을 줄여가면서까지 지키고 싶은 것은 '대학생의 등록금 부담 완화'가 아니라 '교대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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