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여전히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인수전 구도가 유효경쟁에서 단독입찰로 바뀌면 인수가 산정 방식 등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인수전이 당초 계획과 달리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최근 유로존 사태로 글로벌 경제상황의 변동성이 커졌고, 반도체 산업 전반의 부진 등으로 향후 투자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채권단과 매각가격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도 이유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사태를 미리 예상하지 못한 채권단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을 중심으로 채권단회의를 열고 SK텔레콤의 단독입찰이 가능한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주식관리협의회에서 유효경쟁을 전제로 매각을 진행했으나, STX가 입찰 포기선언을 했으니 다른 방안을 찾고 있다"며 "채권단과 협의해 수의계약 가능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당사자인 하이닉스는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STX의 입찰 포기로 매각이 SK텔레콤 단독 체제로 변화되면 하이닉스 매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은 매각전이 SK텔레콤과 STX의 경쟁구도를 유지하고 있어 채권단 측이 가격산정에서 좀 더 유리한 입장에 있었지만, SK텔레콤이 단독입찰하게 되면 채권단의 입지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은 하이닉스 주식매매 가격이 본입찰 때가 아닌 약 3주 뒤 주식매매계약을 맺을 때 하이닉스 주가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는데,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STX 모두 반발한 바 있다.
인수합병(M&A)이 본격화하면 매각 대상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게 보통이므로, 업체들이 가격 부담을 떠안기 때문이다. STX가 입찰 불참을 결정한 이유도 결국 이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단독입찰이 결정되면 가격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 하는 만큼 하이닉스 매각전이 장기화될 여지도 있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인수 내용은 원래 규정대로 갈 것"이라며 "기준을 마음대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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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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