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2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여성임원들과 오찬을 가져 여성직장인들의 애로를 직접 청취하고 이같이 격려했다. 또 이 자리에는 이 회장의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배석했다.
여성임원들은 이 회장과의 오찬을 하면서 “여성인력은 출산과 육아의 힘든 시기만 넘기면 충분히 핵심인력, 경영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며 회사와 동료들의 배려 및 이해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 회장에게 소소한 가정사와 회사생활의 어려움을 솔직히 토로했다.
B임원은 “삼성은 자율출퇴근제와 재택근무제 등 출산과 육아에 유용한 제도를 많이 시행해 도움이 되고 있지만 이런 인프라도 자칫 여성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그는 “어떤 형태로 근무를 하든 업무성과를 내도록 노력해야 제도가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C임원은 임원이 된 후 여성 직원들의 롤모델이 돼야 했는데 정작 자신이 롤모델로 삼을 여성임원이 없어 남성 선배 임원을 멘토로 삼아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소회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솔직하게 자기가 가진 생각을 조리있게 말해줬다”며 “말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개성도 느꼈고 일을 잘 하고 있구나, 그리고 앞으로도 잘하겠구나하는 기대도 크다”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여성임원들의 말을 들어보니 다 똑같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유연하게 잘 이겨냈구나' 느껴진다”며 “역시 유연해야 직장생활에서 살아남는다”고 격려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 여성임원들이 사장이 돼야 하고 그래야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날 오찬은 예상보다 길어져 오후 1시 40분까지 이어졌으며 ‘기념촬영을 같이 해달라”는 여성임원들의 요청에 이 회장이 응하기도 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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