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 장면1. 3년 만의 서킷브레이커..'멈췄다'

8일 오후 1시10분, 코스닥 시장이 잠시 분노를 멈췄다. 투매 폭탄을 맞은 코스닥지수가 10% 이상 폭락하자 한국거래소가 매매를 강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장을 덮쳤던 지난 2008년 10월 이후 2년10개월 만이다. 거래소의 진화작업은 제 역할을 해냈다. 거래가 재개되자 코스닥지수는 낙폭을 줄여가며 전 거래일 대비 32.86포인트(6.63%) 하락한 462.69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하순부터 한 달 반 동안 펼쳐진 논스톱 랠리의 숙취가 컸다. 빚 내서 덤벼들었던 주식들이 특히 희생양이 됐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중소형주) 팀장은 "코스닥 시장은 신용거래를 통해 들어온 개인투자자들이 비교적 많기 때문에 코스피 시장에 비해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중소형주의 경우 향후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투매 현상이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 장면2. 탐욕 vs 공포의 베팅戰..'쏠렸다'


특정 업종이나 테마 구분 없이 무너진 장에서 투자자들은 '하락이냐 상승이냐'를 맞히는 승률 50%의 게임에 쏠렸다. 지수 하락에 투자하는 '인버스'와 상승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그것.


이날 대표적인 레버리지 ETF인 'KODEX 레버리지'는 4524만1829주의 손바뀜이 이뤄져 거래량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평상시 하루 거래량이 1000만주를 넘어서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반응이다. 거래대금도 5599억원으로 5거래일 연속 신기록이다.


인버스 ETF 역시 전날 대비 거래량이 2배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KODEX 인버스'의 이날 거래량은 3407만8061주, 거래대금은 2867억원에 달했다.


상승과 하락 방향성 예측을 두고 기관·외국인 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기관과 외국인은 '추가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KODEX 레버리지'를 각각 723만1720주, 41만9595주 팔아치운 반면, 'KODEX 인버스'를 각각 313만4100주, 82만6800주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KODEX 레버리지'를 698만6000주나 사들이며 순매수 최상위 종목으로 만들었다. 대신 'KODEX 인버스'는 367만600주 순매도 했다.


# 장면3. 담배와 라면은 무풍지대..'피했다'


무차별 투매 공격에도 생존자는 있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살아남았던 대표적인 경기방어주, 라면(농심)과 담배(KT&G)다. 이날 KT&G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0.15%) 하락한데 그친 6만6800원을 기록했다. 사흘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가는 데는 실패했지만, 코스피가 4% 가까이 밀린 걸 감안하면 '선방'이 아닐 수 없다.


기관의 순매수가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KT&G는 현재 계절적으로도 인기가 높은 시기. 지난해 주당 3000원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한 대표적인 배당주 KT&G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의 '러브콜'을 8월부터 받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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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지난 5일에는 무려 2000원(0.82%)이나 올랐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71주, 1347주 순매수를 기록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시장 혼란기에는 경기에 민감한 업종 보다는 음식료, 제약, 통신서비스 등 내수 가운데서도 개인소비 관련주들이 초과수익률을 내왔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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