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최다 보유국 손실 불가피=중국 관영 언론 신화통신은 6일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직후 논평을 통해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이 부채를 늘리며 호사를 누리던 시절은 종료됐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추가로 강등할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미국이 거대한 국방비 지출과 사회복지 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국채가격이 하락하면서 5월말 현재 1조1600억달러의 미국국채를 보유한 중국은 큰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중국은 경제전문가들로 부터 3조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의 달러화 자산 의존도가 크다며 외환보유고 다변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돼온 미국 국채 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
상하이 푸단대 쑨리젠(孫立堅) 교수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7일자를 통해 "달러가 지배하는 세계 통화 시스템에 경종을 울렸다" 달러 기축통화 체제를 비판했다. 그는 "중국과 이해관계가 같은 외국 국가들과 협력해 현재 미국 달러화 주도의 세계화폐 체제를 개혁하는데 중국의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원투수' 버거운 중국=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국제 금융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세계 경제 회복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중국이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해줄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이 예전 처럼 두자릿수 경제성장률을 과시하며 세계 경제 회복에 힘을 보태면 좋겠지만 중국은 과열된 경제를 식히느라 긴축정책을 펴고 있고, 아직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정부 목표치인 4%를 겉돌고 있어 긴축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중국 내부적으로는 조만간 정부가 올해 들어 네번째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3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은행 지급준비율을 6번이나 상향 조정했지만 9일 발표 예정인 7월 CPI가 6월 6.4% 보다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큰 위안화 절상 압력을 견뎌야 하는 중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가파른 위안화 절상을 눈감아 주자니 수출 경쟁력을 잃은 자국 수출업체들이 줄도산할 수 있고, 위안화 절상을 막기 위해 위안화를 시중에 풀려고 해도 '긴축' 정책을 펴고 있는 당국의 통화정책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위안화를 풀기 위해 미 국채를 추가로 더 매입하면 중국은 미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불안을 떨쳐낼 수 없는 악순환을 계속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수출에 의존해 빠른 경제성장을 해온 중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이 경제성장 모델을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해야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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