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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일할수록 살 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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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서울 시내에서 토익강사로 일하는 A씨. A씨는 아침 6시 새벽반부터 강의를 시작해 오전 12시 대학생을 상대로 토익강의를 한다. 점심을 먹고 잠깐 쉰 뒤에 오후 2~4시 사이 교재 연구에 몰두한다. 오후 6시부터 밤 10시 반까지 다시 직장인 대상으로 강의를 한다. 귀가한 후에는 새벽 2시~3시까지 자신의 토익 카페에 질문을 올린 학생들에게 일일이 답변을 해준다. 하루 근로시간만 따지면 15시간이 넘는 셈이다.

A씨는 토익강사로 일한 뒤부터는 체중이 15kg 증가했다. A씨처럼 장시간 일할수록 살이 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최봉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어바인) 교수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안전보건동향 8월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당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인 미국과 한국의 비만 수준이 비슷하다"고 밝혔다. 2009년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근로시간은 2256시간으로 OECD 국가 중 1위, 미국은 1792시간으로 4위를 차지했다.
인종 특성을 고려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서태평양지역비만연구자 그룹에서 제시한 비만기준 수치를 적용하면 한국 성인인구 중 30.5%가 비만인데, 3명 중 1명이 비만인 미국과 유사하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최 교수는 비만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노동환경을 직무 통제력, 사회심리적 노동환경, 장시간근로 3가지 메커니즘으로 분석했다.

가장 먼저 꼽은 메커니즘은 '직무 통제력 수준'이다. 업무상 의사결정 권한이 많고, 일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은 근로자들이 여가시간에 운동을 자주 하고 지역공동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사회심리적 노동환경이 근로자들의 에너지 섭취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은 두 번째 메커니즘으로 분석됐다. 최 교수는 "스트레스성 과식습관은 남성 노동자의 경우 직무요구가 높을수록, 상사의 지지도가 낮을수록 많았다"며 "여성은 직무통제가 낮을수록, 동료들 지지가 낮을수록 스트레스성 과식습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운동량이나 과식과는 별도로 중추신경계에 직접 영향을 미쳐 비만하게 하는 요인으로 바로 노동시간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장시간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체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이 장시간 활성화돼 복부비만의 원인이 되는 혈중 코티졸을 높인다"고 말했다.
장시간 노동을 하면 몸속 지방이 복부에 쌓일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그는 "한국에서는 노동자 비만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산업안전보건 당국이 한국 실정에 맞는 작업장 비만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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