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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슈퍼판매 시대.. 약값에는 어떤 영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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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이윤재 기자]대형마트의 의약외품 가격이 약국보다 크게는 20%까지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일(28일)부터는 편의점도 의약외품 판매에 뛰어들며 시장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앞으로 관심사는 감기약, 진통제 등이 슈퍼로 나가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냐다. 집집마다 반드시 구비하는 가정상비약의 특성상 가정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450원 짜리 박카스, 5일간 5700여병 팔려

박카스, 까스명수 등 의약외품을 파는 대형마트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2곳이며, 롯데마트는 28일 합류한다. GS25와 패밀리파트도 28일 의약외품 판매를 시작하기로 했다.
대형마트의 의약외품 가격은 약국보다 대체로 저렴했다. 양 사는 약국에서 통상 500원에 팔리는 박카스 1병 가격을 450원으로 정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약국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마진을 줄여 판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타우스액 등 드링크류는 400원으로, 비싸게는 500원에 파는 약국에 비해 20% 저렴했다.

다만 약국에서도 1박스를 사면 가격을 조금 할인해주는 곳이 많기 때문에 실제 체감 가격은 비슷했다. 홈플러스는 드링크류를 낱개로도 팔지만 이마트는 10병 박스 단위로만 판매한다. 안티푸라민30g의 경우는 2000원 수준인 약국보다 마트 가격이 오히려 비쌌다.

한편 의약외품 매출액의 절반 이상은 박카스가 차지했다. 22일부터 5일간 홈플러스에서 팔린 박카스는 5700여병 수준으로 집계됐다.

◆"약국 마음대로" 가격결정 시스템 변화 불가피
의사 처방이 필요없는 일반의약품 가격은 제약사(혹은 도매상)와 약국 간 관계에 따라 정해진다. '바잉파워(구매 협상력)'가 큰 약국은 낮은 가격에 제품을 들여온다. 약국 스스로도 원가와 독점력 등을 감안해 가격을 정한다. 임대료가 비싼 도심이거나 주변에 경쟁자가 없다면 가격을 높게 정하는 식이다.

이런 가격결정 구조에 대형 유통업체가 끼어들며 판도는 크게 바뀔 전망이다. 대형약국의 바잉파워가 크다 해도 대형마트나 편의점체인과는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도매상에서 약국으로 납품하는 박카스 1병 가격이 통상 430원인데, 이를 450원에 파는 대형마트의 현재 모습이 이를 방증한다.

◆타이레놀 가격도 떨어질까

정부는 이르면 28일 감기약, 진통제 등 가정상비약을 슈퍼에서 팔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 정부 계획안에 따르면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부루펜, 아스피린 ▲종합감기약 화이투벤, 화콜, 판콜 ▲소화제 베아제, 훼스탈 ▲파스 제일쿨파프 등이 물망에 올랐다. 판매처는 편의점 등으로 한정되며 24시간 문을 열지 않는 대형마트는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편의점 판매가 타이레놀 가격에 변화를 줄 지 관심인데, 박카스 사례와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GS25 관계자는 "약국에서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소한 편의점은 가격으로 약국과 경쟁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접근성 측면에서 편의점에 크게 뒤지는 약국 쪽이 먼저 가격을 낮출 요인은 충분히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제약회사의 의지가 관건

하지만 정작 제약사가 슈퍼 유통에 소극적으로 나오면 시장 활성화와 가격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다. 박카스만 해도 전체 물량의 87%는 도매상이 아닌 제약사가 직접 약국에 납품한다. 제약사가 유통을 통제할 수 있는 구조다.

이들이 약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시장활성화의 장애물이다. 업계에 따르면 약사들이 슈퍼판매 강행 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협박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을 끈다. 이 대통령은 제약사의 사회적 책임을 언급하며 "휴가철에 국민들이 쉽게 구할 수 있게 해달라"고 26일 국무회의에서 말했다. 제약사들이 약사단체와의 관계악화를 우려하거나 회사 차원의 전략을 고집하며 소매점 유통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자 나온 발언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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