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왜 '김헌태'를 택했나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단순히 전문가가 아닌 민주당원으로서 국민여러분의 흐름을 냉철하게 읽고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전략적 방향을 올바르게 선택해 승리의 토대를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지난 25일 김헌태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을 핵심 당직 중 하나인 전략기획위원장으로 내정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당직 개편은 당 대표의 권한이지만 당시 최고위원들과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전문가라는 이유로 당 요직을 쉽게 맡기는 것은 위험한 것 아니냐"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손 대표가 총선과 대선을 1년 앞두고 전격 영입한 김 전 소장은 어떤 인물일까?
손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26일 "우리가 보더라도 파격적인 인사"라고 자평했다. 손 대표와 김 전 소장의 인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손 대표가 수원 장안 재보선에 자신이 아닌 이찬열 의원을 내보내면서 선거 전략을 김 전 소장에게 맡기면서다. 무명이었던 이 의원은 당선됐고, 손 대표는 '눈앞의 이익을 쫓지 않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둘이 다시 손을 맞잡은 것은 2010년 10ㆍ3 전당대회를 앞두고서다. 정동영ㆍ정세균을 포함해 '빅3' 가운데 당 조직력에서 열세였던 손 대표가 예상을 뒤엎고 대표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김 전 소장의 탁월한 전략분석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4ㆍ27 재보선에서 '사지'로 뛰어든 손 대표 캠프에도 김 전 소장이 합류했다. 손 대표 측근은 "모든 이들이 다 공이 있었지만, 여론의 흐름을 읽고 전략을 세우는데 있어서는 김 전 소장이 탁월했다"고 말했다.
김 전 소장은 여론조사와 맞물린 정치 정세 분석에선 탁월한 전력을 갖고 있다. 그는 다국적 여론조사 기관인 테일러넬슨소프레스(TNS) 사회조사본부장 출신으로 1997년 8000만원에 불과했던 정치분야 여론조사 매출액을 2002년 30억원으로 급성장시킨 주역이었다. 16대 대선에서는 여론조사 분석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여러 매체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다만, 2007년 대선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의 정무특보로 참여해 문국현 후보에 '올인'했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경력에 뼈아픈 오점이 됐다.
손 대표가 그를 정치적 동지로서 손잡게 된 것은 당 개혁과 무관치 않다. 손 대표 측근은 "민주당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던 그를 통해 새로운 혁신안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진보정당과 인연이 깊어 통합과 연대를 위한 전략구상에도 적합한 인사"라고 말했다. 김 전 소장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언론 인터뷰는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더 큰 민주당, 민주진보 진영의 통합과 연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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