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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가슴 맞추기’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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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한국 대학생선교회 책임간사
■ 한국대학생 선교회 20년 근무, 상담실 책임간사 역임, 연세대 신학대학원 목회상담학 석사 졸업, 현 연세대 신학대학교 목회상담학 박사과정 재학


우리나라의 자녀 양육, 교육에 대한 관심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지대하다. 그래서 불황기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상업적 아이템을 고려할 때도 자녀 교육에 대한 아이템을 거론한다. 부모들은 자신들을 위해서는 돈 주머니를 열지 않아도 자녀 교육에는 무조건 돈 주머니를 연다는 통념 때문이다. 이렇게 부모의 삶의 질과 행복을 좌우한다고 믿고 경제적 투자의 핵심이 되는 자녀 양육과 교육, 과연 그 왕도와 해법은 무엇일까?
자녀 양육에 대한 여러 방법론과 제안들을 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아이와 가슴 맞추기’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녀 양육에 있어서 우리에게 익숙한 문구는 ‘눈높이 교육’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아이와 가슴 맞추기’는 아이의 생각과 사고에 맞추라는 눈높이 교육을 뛰어넘어 아이의 감정에 어른들의 마음을 맞추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이들의 감정세계가 있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4살 여자아이, 한참 자기가 스스로 무엇인가 해 보고자 하는 욕구가 강렬한 나이다. 아이가 대변을 보고 싶어 할 때 엄마는 아이를 위해 ‘아 시원하겠다’고 칭찬을 하며(속으로 나는 정말 현명하고 좋은 엄마야 약간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면서) 변기 스위치를 내린다.

그 순간 갑자기 아이는 ‘으앙’ 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아이는 변기의 스위치를 자신이 누르고 싶었는데 엄마가 눌러 버려 속상했던 것이다. 이 때 당황스러운 엄마는 아이와의 가슴 맞추기보다 계속 야단을 치거나 협박을 하거나 통사정을 한다. 하지만 아이가 원하는 것은 자신이 스스로 하고 싶은 욕구가 좌절돼 속상한 마음을 엄마가 이해해 주고 알아주기 원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목놓아 우는 것이다. 이처럼 어른의 세계에서 아이들을 이해하고 가슴 맞추기를 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어른들은 아이와의 가슴 맞추기가 어려운 것일까? 첫 번째는 ‘망각’ 때문이다. 어린 시절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했는지 망각해 버린 어른들은 어른의 느낌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이해하려 한다.
또한 자신에 비해 좋은 환경에서 자란 요즘 아이들에 대해 ‘요즘 애들이 뭐가 부족한 것이 있어’라는 생각으로 대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진짜 감정을 파악하기 어렵다. 아이들과의 가슴 맞추기를 가장 방해하는 요소는 아이들에게 거는 ‘부모들의 기대’다. 자신의 기대에 부합하는 행동을 할 때 ‘착한 아이’라고 명명함으써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양산시키고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며 진정한 자기로서 자율적으로 성장하는데 많은 장애를 가져오게 한다.

그러나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벗어나 자신의 감정을 자유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아이는 진정한 자기로서 살아갈 힘을 가지게 될 뿐 아니라 삶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들과 가슴 맞추기를 할 수 있을까? 우선 부모 스스로 자신의 가치관, 기대, 규율 등을 깊이 생각하며 자신을 점검한다. 어른이 지닌 여러 틀로 교육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보류하고 아이의 감정을 우선시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러한 가슴 맞추기 표현은 공감 기법으로 이루어진다. 흔히 이것을 앵무새 기법(그대로 감정을 따라 읽어주기 때문에), ‘~구나 기법’이라고 한다. 즉, 아이들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읽어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위의 예처럼 변기 스위치를 내려 울음을 터뜨릴 때 일단 당황하지 말고 “우리○○이가 뭐 속상한 게 있었어”라고 먼저 그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기법의 사용은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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