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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값 하락 잡힐 듯, 제강사 여름 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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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하반기 대보수 맞춰···月 최대 25t까지
수출시장 늘려 내수 부진 대응키로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7대 제강사들이 철근가격 안정을 위해 생산 감산 및 수출 확대를 추진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강사들은 오는 7~8월 계절적 비수기에 해당하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하절기 설비 대보수를 단행한다.

이를 통해 제강사들의 철근 생산량은 월 20만~25만t 수준의 감산이 이뤄지게 된다. 일부 후발사를 중심으로 당장 다음달부터 인위적 감산을 실시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으나 대형 업체들은 계획이 없다는 설명이다.

철근은 건물과 교량 등 건축ㆍ토목 공사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 충격에 강하도록 사용하는 가늘고 긴 봉형 철강재를 말한다. 내진 설계가 강화되면서 특수 제품의 수요도 있지만 통상 국가가 정한 표준 규격의 갖추면 회사간 차별성이 거의 없는 범용제품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판매의 최대 관건이다.
또한 건설ㆍ토목공사에서만 사용하는 납품하는 목표 고객이 한정된 제품이기 때문에 건설사의 구매량이 판매량을 가늠하는 주요 기준이 된다. 내수시장의 경우 대형 건설회사 또는 건설사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 등에 제품을 선공급한 뒤 월말에 가격을 조정하는 거래 형태를 띠고 있다.

2000년대 후반까지는 이런 거래 형태가 일반화됐으며, 건설경기 호황으로 건설사들의 철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후 내수 경기가 급락하고 미분양 사태가 우후죽순 터지면서 부도와 경영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의 철근 구매량이 뚝 떨어지면서 제강사들과의 갈등이 빚어졌다.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납품 가격 인상을 시도하려는 제강사들에게 경영난을 이유로 건설사들은 오히려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맞선 것이다. 지난해와 올초 제강사들의 납품 중단, 건설사들의 구매 거부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가면서 날을 세웠던 양 업계는 한 발 물러서 합의해 불안한 동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해의 절반에 가까운 시일이 지나도 건설 경기가 되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철근 가격도 계속 떨어지자 제강사들은 더 이상 건설사만 바라볼 수 없으며 제 살길을 찾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대보수 기간 감산을 통해 재고 부담 및 생산 비용 지출을 줄이는 한편, 수출 거래선 확보에 집중하는 것은 이러한 계획의 일환이다.

다행히 외부 상황은 나아지고 있다. 철근의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이 이달 중순까지 조정을 거쳐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산 철스크랩은 견조한 자국내 수요를 바탕으로 동아시아향 수출오퍼가격이 t당 490달러대로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터키의 미국산 철스크랩 수입가격도 4월말 t당 465달러에서 5월 23일 485달러로 15~20달러 인상됐다. 이는 향후 동아시아향 수출 가격에 영향 줄 가능성이 높다.

일본산 철스크랩도 지난 3월 동북지역 대지진에 따른 발생량 부족으로 3월 t당 3만7000엔에서 4월 한때 4만2000엔까지 뛰어올랐다 5월 초 3만7000엔, 중순 3만6500엔 등 안정세로 전환됐다.

국내 철스크랩 가격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제강사들이 지난 4~5월 구매가격을 인하했지만 고급 철스크랩의 경우 가격 인하에서 제외되는 등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다.

외국산 철근 가격도 반등에 성공해 최근 터키 동남아향 철근 수출가격은 전주 대비 20달러 오른 t당 700~710달러(운임포함 기준)을 기록하는 등 최저점을 통과했다.

국내 수입 철근도 수입가격이 국내 판매 가격보다 높아 철근 수입업체들이 수입을 일시 중단하거나 구매량을 줄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일본산의 경우 국내 유통 가격이 판매원가보다 4~5만원 높은 실정이며, 중국산 철근도 지난 3~4월 t당 74만~77만원대에 수입됐지만 국내에서는 75만~76만원에 판매되는 등 수익성 악화로 수입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그동안 하락세를 지속해 오던 철근 내수 유통가격은 국내 업체의 감산과 수입산 제품 공급량 축소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제강사들은 다음달 건설사 공급 가격을 현 수준에서 동결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 있으며, 해외 영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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