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사용한도 상향 등 대출 유도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신용카드 회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이 줄어들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영업에 적극 나서면서 그 규모가 크게 늘고 있다. 카드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본업인 '거래중개'보다는 손쉽게 돈버는 '돈놀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고객들의 카드 사용한도를 높여주면서 현금서비스 한도도 함께 늘리거나 프로모션을 통해 금리 특별 할인 등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증가는 MB정부 탓?=카드사들은 시장 논리를 무시한 정부 정책으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경영이 힘들어져 '대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정부의 압박으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고 은행계 카드사들의 분사로 경쟁이 치열해져 신용판매로는 도저히 수지를 맞추기 힘든 실정"이라며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오직 '현금서비스'와 '론' 뿐이다"라고 말했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지난 2009년 2월 2.0∼3.69%에서 지난해 1.6∼1.8%(대형마트 수준)까지 낮아졌다. 신용판매 수수료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자 카드사들은 저마다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화(ARS)나 이메일, 우편발송 등을 통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대출을 유도하고 있다. 프로모션 기간중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받으면 금리 할인 혜택을 준다.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은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가계부실을 더 키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로 가맹점 수수료가 결정되는 바람에 카드사들이 어쩔 수 없이 대출 비중을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의 이자율과 연체율을 보면 카드사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현재 카드사들이 적용하는 이자율은 최저 7%대에서 최대 27%대이며 연체이자율은 최대 30%대를 육박한다. 카드사 입장에서 연체만 없으면, 또 연체가 있다해도 추심(빚 회수)이 가능하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다. 최근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4대 금융지주 회장간 회동에서 카드사들을 겨냥해서 본업을 무시하고 고리대금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나 금융당국이 신용카드사들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키로 한 것은 모두 이 때문이다.


◇우리 곁을 맴도는 카드사태 악령=지난해 카드 사용액은 517조4000억원이다. 카드사태로 신용불량자가 양산된 지난 2003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카드 발급은 오히려 지난 2003년보다 1200만장이 늘어난 1억1600만장에 달한다. 특히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리볼빙 채권 등 부실 가능성이 높은 카드자산이 크게 늘고 있어 가계부문의 신용위험이 높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카드자산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부담"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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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카드론 확대가 카드대란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는 기우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우선 2003년 28.3%에 달했던 연체율이 1.68% 수준(지난해 말 기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과거와 달리 카드사들이 개인의 대출정보를 공유하고 있어 돌려막기식 소비 행태가 차단되고 있다고 카드사들은 설명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카드사의 연체율과 부실채권비율이 카드대란 당시보다 하락하는 등 카드사들이 2003년 카드대란 후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카드회원의 잠재부실을 모니터링하고 있어 부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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