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반도체, 휴대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세계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우리나라의 경쟁력 있는 상품들이란 점이다. 이들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1970년대 정부 주도로 인력을 집중 육성하고 연구개발(R&D)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인프라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80년대 들어 민간이 이를 이어받아 연구소를 확대하고 R&D 투자를 지속해 생산기술과 품질을 높여 세계적인 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었다. 2000년대 들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경쟁력의 배경이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경제규모 세계 13위, 수출규모 세계 7위, 작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5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과학경쟁력 순위에서 4위에 오른 것 등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과학기술 예산을 보더라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예산은 세계 4위 수준이다.
조선, 반도체, 휴대폰 이후 우리의 미래성장동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세계미래학회가 발표한 2010~2025년 미래전망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만성ㆍ난치성 질병으로 여겨오던 유전자 관련 질병 치료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는 급속히 고령화되어 가는 사회에서는 저비용ㆍ고효율의 각국 전통의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토록 권고하고 있기도 하다.
세계전통의학 시장은 지난 2009년 250조원을 넘어 이미 정보기술(IT) 시장을 추월했다. 녹색성장의 패러다임 속에서 우리 전통의학인 한의학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우수한 인력들이 한의학을 연구하고 임상하고 있으며 훌륭한 의학보고들도 산재해 있다. 또한 정부에서도 한의학과 한방은 국제경쟁력을 가진 우리 고유의 자원임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 2월에 정부는 한의학을 신규 유망산업으로 육성하고 국민 건강과 한약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2차 한의약육성발전 5개년 계획'을 확정ㆍ발표했다.
이를 위해 한방 의료서비스 선진화, 한약 품질관리 체계 강화, R&D 지원 확대, 한의약 산업 세계화 등 4개 분야 26개 과제를 선정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오는 2015년까지 1조99억원을 투입해 현재 7조4000억원선인 산업 규모를 10조원대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한의약 의료서비스 선진화는 물론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한의학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저소득층 불임부부에 대한 한방 임상진료 지원, 중풍 등 노인질환 한방 선택의원제 도입 등이 고려되고 있다.
이 밖에도 한방 치료 불만족을 해결하기 위해 침과 뜸의 표준치료기술을 개발하고 질환별 진단기준, 치료횟수 및 치료기간에 대한 표준한방처방 근거를 구축한다.
세계 전통의학 시장의 성장과 그에 따른 세계 각국의 경쟁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정부가 한의학과 한의학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강력한 투자의지를 보인 점은 대단히 선도적인 정책으로 보인다.
이러한 때, 한의학계에서도 이번 한의약육성발전 5개년 계획을 통해 한의약 서비스의 세계화를 이루고 한의학만의 차별화된 핵심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면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한의학이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지난 2월에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이 WHO 협력센터로 지정돼 WHO 전문가들과의 전략적 협력 네트워크를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009년에는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우리의 한의학이 세계 속에서 비상하고 국민건강을 책임지며 21세기 국가미래성장동력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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