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대 이사장이 상산고 키운 약속 셋 '스승·교육환경·신뢰'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지난 81년 문을 연 상산고등학교가 지난 27일 개교 30주년을 맞았다. 5월2일까지 3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리고 있는 상산고에서 홍성대 이사장을 만났다. 그런 그가 밝힌 소감은 이랬다.
"벽돌 한 장, 나무 한 그루도 내 영혼의 분신처럼 여기며 길러왔습니다."
사람들은 홍 이사장의 이름을 들으면 '수학의 정석'을 떠올린다. 66년 초판 발행 이후 지금까지 수학참고서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이 책의 저자인 홍 이사장은 지난 30년간 자신의 모든 것을 상산고에 쏟아 부었다. 1천억원이 넘는 책 수익금이 고스란히 상산고에 투자됐다.
이런 투자는 곧 놀라운 진학 성과로 나타났다. 2003년 자립형 사립고 전환 이후, 서울대에 2007년 21명, 2008년 36명, 2010년 34명 등이 합격했다. 올해에도 서울대 37명, 연세대 88명, 고려대 86명 등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명문대에 진학했다.
명문고로 자리매김한 상산고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홍 이사장이 학교를 세우면서 한 3가지 약속을 살펴보면 그 답이 보인다. 첫째는 '학문과 덕성을 갖춘 선생님을 모시겠다', 둘째는 '완벽하고 쾌적한 시설로 최고의 교육환경을 조성하겠다', 셋째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교풍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임현갑 교감은 "사립학교 재단 중에서는 사람을 뽑을 때 재단 관계자의 친인척이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산고에서는 교원뿐만 아니라 행정직원 중에서도 재단과 관계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자신했다. 그만큼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기 때문에 모든 교사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한다는 것이다.
교사들의 책임의식은 수업 종이 울리기 전 교실에 가보면 알 수 있다. 상산고의 선생님들은 종이 울리면 교무실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 종이 울리기 전부터 교실에 들어와 있다. 수업 시간 50분 중 1분이라도 놓치는 게 아까워서다. 정시에 수업을 시작해 50분을 꽉 채워서 끝낸다.
선생님들의 노력은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진행되는 특강 시간까지 이어진다. 상산고 학생들은 특강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과목과 교사를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듣고 싶은 특강이 없으면 자율학습을 해도 된다.
많은 학생들의 선택을 받는 교사는 그만큼 강의료도 많이 받을 수 있지만,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수업은 폐강된다. 최근 이런 시도를 하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상산고에서는 올해로 9년째 시행하고 있어 이미 정착단계다.
상산고에서는 중간ㆍ기말고사로 불리는 정기고사도 수능 형태로 치러 학생들의 수능 적응력을 키우도록 한다. 국어ㆍ수학ㆍ영어과목을 순서대로 하루에 치를 뿐만 아니라 과목 당 시험시간도 80~100분 정도로 수능시험과 유사하다.
이원득 교사는 "모의고사도 보지만 학생들이 가장 집중해서 보는 시험은 정기고사"라며 "시험문제를 모두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연구부장부터 교감, 교장에 이르기까지 5번의 문제검토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문제출제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서술형 평가'시험을 추가해 1학기에 2번 치르던 정기고사가 3번으로 늘었다. 논술과 면접을 강화하는 대입 추세에 맞춰 국어,영어,수학,사회, 과학 과목에 대해 서술형 평가를 의무화한 것이다.
상산고는 2003년 자립형 사립고로 지정되면서 매년 18~19억의 학교운영 자금을 지원해왔다. 학교운영 자금뿐만 아니라 기숙사 등 시설확장에도 260억원 이상을 투자해 자사고 지정 이후 재단에서 추가 투자한 비용만 340억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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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2만여평에 달하는 학교 부지 위에는 멀티미디어 강의동, 전교생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체육관, 잔디구장 등 각종 교육시설이 마련됐다.
3학년에 재학 중인 민승연 학생(18)은 "학교 분위기가 자율성을 강조한다해도 전국에서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이 모인 학교인 만큼 입시스트레스는 크다"며 "명문대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재수를 선택할 정도로 학교 선택 기준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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