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만 '더 부자된 나라'

10년새 소득 55% 증가..하위 20% 수입, 절반 '뚝'
계층별 종소세·근소세 비교..소득 양극화 심화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부(富)의 양극화 현상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영업자와 월급쟁이 모두 소득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하위 20%의 자영업자와 월급쟁이는 소득이 오히려 감소했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종합소득세 신고자 중 상위 20%의 1인당 소득금액은 지난 1999년 5800만원에서 2009년 9000만원으로 55%나 증가한 반면 하위 20%의 1인당 소득금액은 같은 기간 306만원에서 199만원으로 54%나 줄어들었다. 종합소득세는 사업, 부동산임대, 이자 등 여러 소득을 합쳐 과세하는 세금으로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가 신고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체 소득금액 중 계층별로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2009년 종합소득세 신고자의 총 소득금액 90조2257억원 중 상위 20%의 소득이 64조4203억원으로 전체의 71.4%를 가져갔다. 상위 20~40% 소득자의 소득금액이 13조5337억원(15%)임을 감안하면 상위 40%의 자영업자가 전체 소득의 90% 가까이를 쓸어간 셈이다.

월급쟁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근로소득세를 납부한 연말정산자 중 상위 20%는 2005년 1인당 5500만원에서 2009년 5750만원으로 소득이 증가했다. 반면 하위 20%는 2005년 1인당 1770만원에서 2009년 1580만원으로 오히려 소득이 줄었다. 최근 5년간 경제성장이나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저소득층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진 셈이다.

전체 급여액을 보면 격차는 더욱 극명해진다. 월급쟁이 상위 20%가 차지하는 급여액은 131조1652억원으로 총 급여액 315조7363억원의 41.6%로 집계됐다. 사실상 20%의 월급쟁이가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받아간 것이다. 반면 하위 20% 소득자의 급여액은 25조2242억원으로 총 급여액의 8%에 그쳤다.

황상욱 기자 o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