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반란하다…'국민검색서비스' 스마트앱과 마케팅 핵으로 부활

노태석 케이티스 부회장

노태석 케이티스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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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불과 수년전만 해도 114는 모든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던 '지식검색' 서비스였다. 두터운 전화번호부를 뒤지기 보다는 114 안내원들의 정겨운 안내가 그리웠기 때문일까. 궁금한 게 있을때마다 전화기를 붙잡고 114를 누르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전 국민에게 가장 사랑 받던 서비스는 인터넷이 일상화 되면서 조금씩 잊혀져갔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면서 상황이 조금씩 달라졌다. 114가 보유한 방대한 정보들이 스마트폰과 만나 재조명 받기 시작한 것이다. KT에서 114 관련 사업을 분사해 맡고 있는 노태석 케이티스 부회장도 스마트 시대에 모든 것을 걸었다.

노 부회장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쪽 벽에 걸려 있는 서울 및 전국 주요도시들의 지도가 눈에 띈다. 케이티스가 직접 운영하는 컨택(콜)센터와 외주로 운영하는 컨택센터들이 표시돼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포스트잇에는 정체불명의 숫자들이 적혀 있다. 노 부회장이 언제 들러서 누구를 만났는지 족적을 표시해 놓은 것이다.


"컨택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의 고충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 무엇을 어려워 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컨택센터를 시간 날때마다 들러 보고 있습니다. 아직 방문하지 못한 곳이 많아 부끄럽습니다."

노 부회장은 현장의 목소리 듣기를 즐겨한다. 본사 직원과는 틈 날때 마다 호프데이를 갖고 회사가 발전하기 위한 발전방향을 듣는다.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는 언제나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 예전 컨택센터 직원들은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풀길이 없었지만 지금은 털털한 부회장님 덕에 하소연을 늘어놓기도 한다. 덕분에 장기근속자도 늘어났고 사원들의 사기도 높아지고 있다.


케이티스는 스마트 시대를 맞아 새로운 격동기를 맞고 있다. 114 직원들 중 16%는 가정에 원격 상담 시스템을 갖추고 업무를 하고 있다. 본사인 KT가 최근에야 스마트워크에 나선 것과 달리 케이티스는 이미 지난 해 초부터 스마트워크를 실시해왔다. 오랫동안 업무를 해온 베테랑 상담원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다.


"인터넷을 통한 검색이 일반화되면서 컨택센터는 한때 사양 사업으로 여겨졌지만 스마트 시대를 맞아 새롭게 재조명 받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스마트 기술로 가정에서 일을 하게 되고 음성으로만 제공했던 전화번호 검색 서비스는 문자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서비스 됩니다. 남은 것은 이 서비스들을 어떻게 연결시킬까 하는 문제죠."


음성통화보다 문자가 일상화됐다는 점을 고려해 케이티스는 문자로 114 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작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도 마찬가지다. 케이티스가 직접 만든 애플리케이션은 아직 없지만 관계사인 KTH 등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이 폭발적인 인기다.


노 부회장은 114 서비스의 개선 외에도 새로운 사업 진출에 적극적이다. 114 사업을 통해 확보한 방대한 전화번호 정보를 지역광고 사업과 연계하고 유통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자면 예전에는 단순히 전화번호만 안내했지만 지금은 특정업체의 광고를 함께 제공하고 상품까지 팔 수 있는 시대를 꿈꾸는 것이다.


"케이티스가 보유한 방대한 양의 정보들은 새롭게 재 가공되고 제공될 때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컨택센터를 통한 신 유형 광고, KT의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유통 사업들이 하나씩 실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케이티스를 떠날 때쯤 되면 더이상 우리 회사를 114 업체라고 부르는 곳은 없을 겁니다. 새로운 마케팅을 선보이는 회사, 앞서가는 회사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다문화 IT 시장도 케이티스의 새로운 사업 중 하나다. 케이티스는 중국, 동남아, 일본 등 세계 각국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에 대리점을 하나씩 열고 있다. 해외통화를 위한 통화 상품권을 판매하고 그들을 위한 휴대폰도 판매한다. 상품 종류는 물론 지점도 늘릴 계획이다.


이 외 케이티스가 보유한 컨택센터 서비스와 U헬스케어, 실버케어 등의 제휴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일부 병원의 경우 케이티스가 의약 지식을 갖춘 전문가들을 직접 고용해 컨택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케이티스는 여기서 더 나아가 전화를 통한 고객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와 컨택센터 솔루션이 만날 경우 새로운 U헬스케어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컨택센터만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 전문 의료진들이 전화나 문자 등 다양한 솔루션을 활용해 고객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각종 의료 조치를 해 줄 수 있는 시대를 케이티스가 직접 열어갈 계획입니다."


눈길을 돌려 노 부회장의 책상을 살펴보자 달마도가 눈에 띈다. 달마의 매서운 눈초리 아래에는 장자와 노자의 글귀들이 빼곡하다. 중국 춘추시대 말기의 두 사상가는 노 부회장의 든든한 멘토들이다.


"처음 케이티스를 맡게 됐을때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경영진부터 전 임직원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패기가 엿보입니다. 물론 일이 잘 풀리지 않을때도 있다 보니 그럴때는 노자와 장자의 옛 글들을 마음속에 새겨 넣으며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장자와 노자가 제 멘토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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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7세인 노 부회장의 취미는 태극권이다. 한때 노 부회장은 태극권 한번 제대로 배워 보겠다고 중국에서 1년 정도 머물렀던 적도 있었다. 이제서야 인도에서 태어나 중국 소림사를 통해 선불교를 만들었던 달마의 모습이 왜 책상 옆에 자리잡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잠깐 보여주면 안되겠냐는 우문에 노 부회장은 손사래를 치다가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배워보라는 말과 함께 태극검을 꺼내 보여준다.


"단순한 취미일 뿐이지만 태극권을 배운다는 것은 몸과 마음을 항상 건강하게 만들자는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항상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회사와 임직원들을 배려하는 자세로 사업을 진행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 시대를 맞아 기존 틀을 깨고 비상하려는 케이티스를 꼭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과거 114 업체의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대담=노종섭 산업 2부장 njsub@
정리=명진규 기자 aeon@
사진=이재문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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