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조업 살아난다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면서 경제 전망이 더 밝아지고 있다. 미국 증시가 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전망 강등에 따른 하락폭을 이틀 사이 만회했을 정도다.
올해 1ㆍ4분기 미국의 제조업 성장률이 연율 9.1%를 기록해 미국 전체 경제성장률 추정치인 2%의 4배 이상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살아난 세계 수요 덕에 미 제조업이 활황을 맞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제조업이 다른 분야에 미치는 효과는 상당히 크다. 따라서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미 제조업계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종합기계업체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의 1분기 순익은 10억1000만달러(약 1조900억 원ㆍ주당 1.11달러)로 전년 동기 8억6600만 달러(주당 93센트) 대비 17% 늘었다.
매출은 11% 증가한 133억달러를 기록했다. 순익을 주당 1.02달러, 매출을 128억 달러로 예상한 시장 예상치가 기분 좋은 방향으로 빗나간 것이다. 이에 힘입어 20일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전일 대비 4.3% 올랐다.
지난 금융위기 당시 기업들은 투자를 자제했다. 하지만 최근 컴퓨터, 생산설비 등에 돈을 쓰면서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이다. 기업의 컴퓨터 수요가 늘면서 컴퓨터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의 1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19일 장 종료 후 인텔이 발표한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32억 달러(주당 56센트)에 이르렀다. 시장 예상치인 주당 순익 46센트를 크게 웃돈 것이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인텔 주가는 20일 7.8% 급등했다.
육상 물동량이 늘면서 대형 트럭 등 상용차의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기름 값이 뛰자 고연비 신모델 구입도 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하니웰 인터내셔널의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컴퓨터 데이터 저장 업체들도 고효율 장비를 사들이면서 제조업 불 지피기에 한몫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인프라 건설 계획을 추진하면서 건설장비 수요도 늘었다. 건설장비 부품제조업체 이턴의 1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뛰었다. 이턴의 매출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다.
금ㆍ은ㆍ구리ㆍ철광석ㆍ식료품 가격이 뛰면서 관련 업계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설비 증설에 나서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 제조업 성장세가 하반기 들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 제조업연합(MAPI)의 대니얼 멕스트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하반기 미국의 제조업 상장률이 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업에 가장 큰 걸림돌은 인플레이션이다. 유가 상승으로 더블딥 가능성이 재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용평가업체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평균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기록할 경우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신흥국들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으로 돌아선다면 세계 경제의 성장세는 둔화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 유럽과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도 제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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