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명품가구의 중심을 가다
기술력 쌓여…제조업종사자 8% 가구산업서 일해


세계 최고 伊 비결은 '전통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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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이케아(스웨덴 가구 전문 유통업체)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고급가구 수요는 여전합니다. 나만 가질 수 있는 가구를 원하는거죠. 전통적인 제작방식을 유지한다면 회사의 크기는 전혀 문제가 아닙니다."

이탈리아 베니스 인근의 중소 가구업체 프란체스코 몰론의 최고경영자 로베르토 몰론(사진)은 회사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 1966년 창업자의 이름을 따 세워진 이 회사는 현재 블라디미르 푸틴·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등 러시아 전현직 대통령의 집무실과 주요 정부부처 회의실에 들어가는 가구를 만든다. 직원수는 180여명에 불과하지만 장인이라 불리는 전문제작자만 100명이 넘고 지난해 매출액은 3500만유로(약 550억원)에 달한다.

몰론은 "색상이나 부수적인 디자인을 바꾸는 일은 있지만 뼈대를 이루는 기본 디자인과 장인이 직접 손으로 만든다는 원칙은 유지한다"며 "30, 40년 넘게 전통을 이어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찾는 사람이 꾸준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보다 훨씬 작은 가구업체 바찌라는 업체의 비결도 비슷하다. 본사 직원은 15명에 불과하지만 주요 왕실이나 유명인사들에게 가구를 납품한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인 움베르토 바찌(사진)는 "장인들의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정신적인 측면이 중요하다"며 "최고의 품질을 지키기 위해 회사를 너무 크게 키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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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은 600만유로(약 95억원), 99% 이상이 중동·아시아 등 해외시장을 통해 들어온다. 루이 15세 시대에 쓰이던 공법이나 원료를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 이 회사는 뛰어난 조각기술로 유명하다. 창업주의 장남이기도 한 바찌는 "10대 중반부터 공방을 드나들며 직접 가구를 만드는 데 관심을 가졌다"며 "판매전략이나 마케팅을 배울 점은 있겠지만 그동안 쌓아온 우리의 기술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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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가구산업의 경쟁력은 이처럼 중소 가구업체의 기술력에서 나온다. 7만4000여개에 달하는 중소 가구업체가 저마다의 기술력을 갖고 회사의 크기보다는 실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이탈리아 가구연합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자국 내 가구제조업 규모는 320억유로(약 50조원), 전체 제조업 종사자의 8% 이상이 가구산업에 종사한다. 카를로 굴리엘미 가구연합회 회장은 "가구산업은 자동차, 의류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세번째로 규모가 큰 산업"이라며 "전통을 중시하는 이탈리아에선 가구를 사양산업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밀라노(이탈리아)=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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