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중기중앙회 공동 조사 결과, 활용율↓, 부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청구권’, ‘전일제’ 보다 더 부담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정부가 추진중인 ‘모성보호 및 일·가정 양립 지원 방안’ 관련 주요 고용정책들이 기업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반면 활용 가능성은 낮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현실과 동 떨어진 정책 시행이 강행될 경우 ‘여성고용 기피 현상’과 ‘인건비 증가’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이희범)와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주요기업 275개사를 대상으로 공동 조사해 1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가운데 ‘출산율 제고 관련 주요 고용정책’(이하 정책)과 관련, 응답자중 60.2%가 ‘부담이 크다’고 밝혔고, ‘작다’는 응답은 6.9%에 불과했다.

기업이 우려하는 주요 정책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 도입 ▲근로시간 저축 휴가제 ▲육아휴직 급여 인상 ▲배우자출산휴가제 ▲가족간호휴직제 ▲산전후 휴가(90일) 분할 사용 ▲직장보육시설 설치의무 불이행 사업장 명단 공표 등이다.


기업들은 정책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낮다’ 39.6%, ‘보통’ 34.8%, ‘높다’ 25.6% 순으로 평가했다. 기업 부담이나 활용도 측면에서 산업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정책 시행에 따라 가장 우려되는 부작용으로 ’여성고용 기피‘ 와 ’인건비 증가‘ 를 지적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인력 및 경영사정의 한계로 인한 ‘여성고용기피 현상’을 가장 우려했다. 전체 근로자 85% 이상의 고용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영현실을 감안할 때 제도가 무리하게 시행될 경우 고용부담 증가 및 경영 악화를 넘어 여성고용기반마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배우자 출산휴가의 실제 사용일수는 평균 1.8일(유급 1.0일),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 2.5일, 중소기업은 1.5일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의 69.4%는 최근 추진되고 있는 ‘배우자 출산휴가 연장(3일→5일) 및 유급화(3일)’에 대해 ‘업무 공백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연차 미사용으로 인한 금전보상 증가’ 등 부정적인 효과를 전망했다.


이는 현재 근로자의 연차휴가 사용률이 40%에 불과하고 ‘연차휴가=임금보상’이라는 인식이 만연한 상황에서 배우자 출산 휴가 5일이 법제화될 경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인건비 부담 및 업무공백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경총은 설명했다.


반면, 최근 기업들이 크게 관심을 갖고 있는 육아휴직제도의 경우 기업들의 33.9%는 현재 도입 예정인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제도가 ‘전일제 육아휴직’ 보다 기업 운영에 더욱 부담이 될 것이라 답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 68.6%가 ‘부담된다’고 밝혔고, 중소기업은 12.9%에 불과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29.5%는 ‘전일제 육아휴직이 더 부담된다’고 응답했으며 ‘비슷하다’는 응답도 33.5%에 달하였다. 대기업의 경우 전일제 근로문화의 오랜 관행 및 단시간 대체인력 활용의 어려움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부담되며, 중소기업은 전반적인 인력난으로 인해 육아휴직제도 자체에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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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직장보육시설 설치 대상기업 47.5%는 비용상의 부담으로 법령을 준수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운영비 및 관리부담’ 42.9%, 대지·건물비 등의 ‘설치비 부담’ 30.8% 등 예산 요인이 가장 높았고, 그외 ‘보육아동수 부족’ 10.4%, ‘설치요건 충족의 어려움’ 6.6% 등의 순으로 답했다.


경총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출산율 제고 관련 고용정책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미 선진국 보다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부 및 국회는 선진외국의 사례를 단편적으로만 인용하면서 각종 휴가, 휴직제도의 확대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출산율 제고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면서 기업의 비용부담 증가와 여성고용기피로 인한 고용활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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