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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헤지펀드]반면교사 삼을 헤지펀드 실패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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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헤지펀드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는 절대수익률을 추구하고, 실제로도 높은 수익률을 자랑한다. 헤지펀드는 투자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고 투자기법도 사용 가능한 모든 방법을 활용한다. 헤지펀드가 자본시장의 총아로 불리며 금융시장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는 이유다.

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의 역사에서 헤지펀드가 항상 승승장구해 온 것은 아니다. 투자자에게 고수익을 돌려주기는커녕 메가톤급 실패로 세계 금융시장을 휘청이게 만든 헤지펀드도 있다. 이제 막 헤지펀드 도입에 나선 한국으로선 이런 실패담을 꼼꼼히 분석해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헤지펀드 역사에서 가장 큰 사건으로 꼽히는 것은 1998년 발생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파산이다. LTCM은 1994년 월가에서 명성을 날리던 펀드매니저 존 메리웨더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머트 머튼, 마이런 숄즈 교수 등이 참여해 '드림팀'이란 칭호를 받으며 결성됐다.

당시 LTCM은 이론과 실전으로 무장한 천재들이 만든 '꿈의 펀드'라 불리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고액자산가와 은행들이 앞다퉈 돈을 맡기겠다고 나섰다. 이 펀드는 시장이 합리적이란 전제하에 무위험 차익거래 모형을 도입해 러시아와 미국 국채를 거래했다. 이들은 이론상 위험이 없다는 자신이 있었고 막대한 레버리지를 일으켰다.

그러나 1998년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위기와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그들이 확신하던 '무위험' 이론은 산산이 깨졌다. 결국 LTCM은 자본금의 54배가 넘는 1250억달러를 파생 금융상품에 투자해 1000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시장에서 사라졌다.
2006년에는 애머런스 어드바이저스가 천연가스 파생상품 거래에서 1주일 만에 60억달러 손실을 내고 파산했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에는 전체 헤지펀드의 75%가 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 약 10%의 헤지펀드가 청산됐고, 펀드 자산 규모는 30% 급감했다.

결국 이 시기 미국의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다. 프라임브로커로서 헤지펀드에 유동성을 공급했던 리먼브러더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한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입고 자금 상환을 못하자 파산하고 말았다.

LTCM이 위험률 제로(0)의 완전한 헤지는 없다는 사실과 헤지펀드의 높은 레버리지가 내재하고 있는 위험성을 경고한다면 리먼 사태는 헤지펀드 리스크가 금융기관으로 또는 금융기관의 리스크가 헤지펀드로 이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 시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 눈여겨봐야 할 대목들이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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