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가락 회의' 그만…하성민 SKT 사장 "짧고 알맹이 있게"
회의 시간 1시간으로 줄이고 파워포인트도 없애, 특유의 '스피드 경영' 회사에 활기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앞으로 결과를 내지 못하는 회의는 진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회의 시간도 1시간으로 줄이고 파워포인트에 시간 낭비하지 말고 1장짜리 문서로 일목요연하게 준비해주기 바랍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고위 임원들과 가진 회의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특유의 '스피드 경영'을 위해 지금까지 지속돼 왔던 논의만 가득하고 결론은 없는 회의는 철저하게 지양하고 나선 것이다.
하 사장은 경영에 스피드를 내기 위해선 의사 결정이 빨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의견만 개진하는 회의를 아예 없애라고 주문했다.
회의 방법과 시간도 달라졌다. 지금까지 SKT는 2주에 한번 회의를 갖고 통신 시장 경쟁 상황과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해왔다. 하 사장은 이 회의를 매주 하는 것으로 바꿨다. 숨가쁘게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통신 시장에서 이미 한주가 지난 이슈를 논의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 사장은 임원들에게 "고객의 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여야 된다"고 강조한다. 의사결정권자들이 고객들의 요구와 불만을 모르면 스피드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임원마다 의견이 서로 달라 2~3시간씩 이어지던 회의 시간도 1시간으로 줄였다. 1시간안에 각 임원들의 중지를 모으고 결론까지 내야 한다. 파워포인트도 과감하게 없앴다. 20~30분씩 파워포인트로 설명을 하다 보면 회의 시간이 모자르기 때문에 한장짜리 보고서로 대체하고 있다.
하 사장이 바꾸고 있는 것은 회의 문화만이 아니다. 경영 정책을 수립한 뒤 이를 실행하는 과정도 빨라졌다. 하 사장은 만에 하나까지 고려해 처음부터 완벽을 기해야 하는 사안은 어쩔 수 없지만 속도가 중요한 경영 정책일 경우 일단 발빠르게 시행하고 추후 보완하는 것으로 바꿔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생각이 끝난 뒤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생각의 속도를 같이 해달라는 것이다.
하 사장이 스피드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SKT 내부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 같으면 몇주씩 결론을 내지 못했던 사안이 단 하루만에 결정되기도 한다.
SKT 고위 관계자는 "회의에 들어가면 벌써 분위기가 다르다"면서 "그날 결론을 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회의를 진행하면서 회사 내부의 업무 프로세스도 점차 빨라지며 큰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경영 전반에 걸쳐서도 속도를 내는 것이 필요한 사안은 바로 실행하고 추후 보완하는 걸로 바뀌고 있다"면서 "와이파이(무선랜) 국소를 확대하는 등 네트워크에 대한 발빠른 투자, 고객의 불만을 항상 챙기고 이를 바로 경영에 반영하는 등 하성민 사장의 스피드 경영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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