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테마와 거품, CEO의 죽음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일요일 저녁.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친한 친구가 투자한 주식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해 거래정지가 됐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문의였다. 아직 감사보고서를 내지 못했지만 보고서만 제출하면 다시 거래가 재개될텐데 어쩌면 좋냐는 것이었다.
올초 구제역의 전국 확산으로 전국의 소와 돼지가 생매장을 당하던 시절. 코스닥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들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액면가 근처에 머물던 주식들은 채 2주가 안돼 배 가량 급등했다. 구제역 확산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급증할 것이란 기대감에서였다.
거래정지가 된 종목(지인의 지인이 투자한 종목)은 급등 전보다 떨어져 액면가의 75% 수준으로 밀렸다. 멀쩡히 거래가 되고 있는 다른 테마주들도 제자리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대감에 따른 수급으로 올랐던 주가는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왔다.
주말, 퇴출을 앞둔 한 코스닥 CEO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CEO를 자살로 내몬 close 증권정보 KOSDAQ 현재가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전일가 2026.05.15 09:12 기준 은 제 4이동 통신 테마로 지난해 6월부터 두달간 역시 2배 이상 시세를 냈던 종목이다.
코스피지수가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급락을 극복하고 2050선을 회복했지만 20개 이상의 기업이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자본잠식이나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12월 결산법인은 코스피증시에서 5개, 코스닥증시에서 17개 등 모두 22개다.
이들 외에도 감사보고서를 아직 제출하지 못한 기업도 다수 있다.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의 눈물을 뒤로 하고 증시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종목들은 대부분 한때는 몇배씩 급등하는 대박주였다. 태양광, 자원개발, 바이오, 엔터 등 2005년 이후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테마를 등에 업고 본질가치는 아랑곳 없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수십배씩 폭등하며 투자자들을 흥분시켰다.
지수가 잇달아 중장기 이동평균선들을 돌파하면서 상승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상승탄력은 둔화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저점 대비 130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며 단기 급반등으로 인해 탄력은 둔화될 수 있으나 호전된 투자심리와 개선된 대내외 여건을 감안한다면 추가적인 상승에 무게를 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외국인의 매수세도 더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를 하회하는 상황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9.6 배 수준까지 떨어져 있는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수자금 유입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고 EPS 전망이 상향되고 있는 경기소비재와 산업재가 가장 주목할 만하다고 전망했다. 에너지와 소재업종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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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코스피가 분기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보이는 업종 대표주 위주로 상승한 가운데 대부분의 업종에 1분기보다 2분기가 좋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와이즈에프앤 컨센서스에 따르면 에너지, 금융, 유틸리티 업종은 1분기 영업이익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나 2분기 전망이 낮으며 그외 산업재, 필수소비재, 건강관리, IT업종은 1분기 저조하지만 2분기가 양호할 것으로 나타났다.
워런 버핏은 자기가 아는 종목에만 투자했고, 눈에 보이는 것만 믿었다. 시장에서 가장 확실한 투자판단의 근거는 실적이다. 단기간 몇배씩 오르는 종목은 분명 매력적이다. 회사나 작전꾼들이 제시하는 장밋빛 전망은 혹할만큼 그럴듯 하기도 하다.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종목이 오랫동안 시장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거의 없다. 거품은 반드시 꺼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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