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실무회담 포기 왜?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은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며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결렬시켰다. 9일 오전까지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했지만 정부가 오전 적십자회담개최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현하자 이날 오후 태도를 바꿨다.
국방부 관계자는 10일 "북한은 이날 '천안함사건은 미국의 조종하에 남측의 대북 대결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한 특대형 모략극'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이틀째 열린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대령급 실무회담에서 이같이 비난한뒤 일방적으로 회담장에서 철수했다.
군사회담 북측 대표단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공보'에서 "겉으로는 대화에 관심이나 있는 듯이 흉내를 내고 속으로는 북남대화 자체를 거부해 6자회담 재개와 조선반도 주변국들의 대화 흐름을 막고 대결과 충돌국면을 지속시켜 저들의 반공화국 대결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내외여론을 무마시켜보려는 것이 역적패당의 속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위급 군사회담 수석대표의 급에 대해서는 "괴뢰들은 예비회담 초기에 단장 급수를 '4성 장성'급으로 하자고 공식제의했다"며 "우리 측이 이미 우리 인민무력부장과 남측 국방부 장관이 서한교환을 통해 군사회담 급수를 정한 조건에서 제멋대로 회담 급수를 변경시키는 것은 비정상적이고 비도덕적인 것이라고 추궁하자 괴뢰들은 '남측 국방부 차관은 고위군사당국자가 아니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태도에 대북전문가들은 북한 특유의 '벼랑 끝 협상전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화공세를 펼치고 빠지는 방식으로 회담실패를 우리측에 떠넘겨 분위기를 살핀뒤 다시 전통문을 통해 실무회담을 제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오전과 오후상황을 볼때 적십자회담개최 동의를 발표하자 태도를 바꾼 것은 아닌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천안함폭침, 연평도 포격 등 접점을 찾지 못하는 군사회담보다는 인도적 지원공세를 펼칠 수 있는 적십자회담의 문이 열렸기 때문에 더이상 협상테이블에 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전세계를 상대로 전방위 식량지원요청에 나선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아프리카 국가들을 제외하고 미국과 국교를 맺고 있는 유럽.동남아 국가, 국제기구 거의 모두에 식량지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군사회담에 대한 입장이 단호하다. 북한이 군사실무회담에서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본심을 드러낸 만큼 북한의 전향적 태도변화가 없는 한 당분간 회담개최 전망은 극히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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