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위기모면용 카드 ‘비일비재’
적자지속 기업 유상증자 투자 주의해야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기업의 경영 상태를 가장 잘 파악하기 위해서 투자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공시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주식투자자들이 공시를 황금이 아닌 돌처럼 여긴다. 공시 내용이 점점 복잡하고 어려워지다 보니 해석하기 용의치 않은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공시는 기업과 투자에 관한 세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이자 거의 유일한 창구인 만큼 공시를 제대로 챙길 경우 소위 ‘대박’정보를 꼼꼼히 챙길 수 있다.

우선 개인주식투자자 눈여겨봐야 할 공시는 향후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유상증자, CB(전환사채), BW(신수인수권부사채) 등이 있다.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이유는 기업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주주에게서 손쉽게 조달 받기 위해서다. 기업의 입장에선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빌리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장기업들은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 CB, BW 등 다양한 조달 방식을 취하기 마련이다. 가장 기본적인 게 유상증자이다. 증자(增資)란 자본이 증가하는 것으로 상장기업이 기업활동에 필요한 추가자금을 조달 받기 위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을 말한다.

증자방식은 크게 무상증자와 유상증자로 나뉘는데 투자자의 입장에선 이익금 일부를 신규주식으로 발행해서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배정하는 무상증자는 큰 의미는 없다. 반면 기업이 주식을 신규로 발행해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행위인 유상증자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부실기업이 위기를 벗어나 보려고 유상증자를 실시했다가 증자직후에 부도가 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례는 코스닥 상장기업 사이에서 많이 일어난다. 따라서 투자한 기업 혹은 투자할 기업의 유상증자 공시가 떴을 경우, 최대한 증자의 목적을 세밀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증자한 자금의 구체적인 용도가 없이 막연하게 운영자금이라고 기재되어 있지는 않은지, 사용용도가 비현실적인지는 않은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증자를 실시하는 기업은 기존 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실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청약일까지 주가를 최대한 띄우는 경우가 많다.


청약일이 다가오면 대규모의 수주계약, 신규사업 진출, 최고경영자의 언론 인터뷰 등 각종 호재성 재료들을 난발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펼쳐왔던 코스닥 A기업이 대표적이다. 3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직후 태양광사업과 관련해 대규모 수주계약을 밝혔지만 사실 MOU 전단계로 향후 실사과정에서 충분히 ‘없던 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태양광 수주계약만 관심을 가졌고, 이 기업이 수년째 영업적자를 지속하면 지속가능한 경영을 유지하기 힘든 상태이며 이를 위해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내용을 개의치 않았다.


결국 태양광관련 이렇다할 기술력을 보유하지 못한 이 기업은 현재 수주물량을 다른 곳으로 넘기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는 향후 태양광 사업 추진을 통해 얻게 될 기업가치를 예상했지만 이는 물거품일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시장을 출입하는 증권부 기자들 사이에선 ‘부실종목들 유상증자후 1년이 고비’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유상증자라는 게 기업 부실의 적신호라는 반증인셈이다. 실제 일부 상장사들이 유상증자 후 1년 이내에 상장폐지되거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사례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9월말 기준)유상증자 뒤 상장폐지된 상장사는 55개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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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진상폐 및 해산사유 발생, 코스피시장 이전을 제외하고 71개 상장사가 자본잠식, 상장폐지 실질심사, 부도,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퇴출된 점을 고려할 때 상장폐지 3개사 중 2개사가 유상증자를 실시한 뒤 1년 내 상폐된 것이다.


2009년에도 코스피 8개사와 코스닥 48개사 등 56개사가 유상증자 실시로 자금확보에는 성공했지만 회사 부실해소에는 실패해 퇴출됐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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