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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실적축포, 그룹 '재무약정' 비켜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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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8조870억원, 영업익만 1조원 이상↑
재무 사정 급격 개선, 채권단 재무약정 체결 힘들듯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상하, 부서, 고객, 동료 간 신뢰가 가장 필요한 때입니다."
지난 24일 이른 아침 연지동 사옥 1층 강당에 모인 현대상선 임직원들에게 이석희 신임 사장이 강조한 말이다. 현대그룹의 새로운 조직 문화인 '4T(Trust 신뢰, Talent 인재, Togetherness 혼연일체, Tenacity 불굴의 의지)' 중 신뢰를 내세울 시기라는 얘기다.

최근 정기 인사에서 대표이사에 오른 이 사장은 이날 처음으로 경영 설명회를 열었다. 주주나 기관 등 투자자가 아닌 임직원을 상대로 한 경영 설명회를 연 것도 드문 일이지만 사장이 직접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지난해 모기업 현대그룹을 중심으로 현대건설 인수ㆍ합병(M&A) 전을 치루는 가운데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데 따른 치하의 성격도 컸지만 각종 내ㆍ외부의 변수에 동요하지 말고 다 함께 정진해 줄 것을 당부하는 자리였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오갔는데 이 사장은 유독 '변화와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는 전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그룹의 전체 매출 70~80%의 절대 다수 비중을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 현대상선은 지난해 매 분기마다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더니 결국 역대 최고의 성과를 이뤄냈다.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8조870억원, 영업이익은 60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매출은 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654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만 1조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으로 호황을 누렸던 지난 2008년과 비교하면 현대상선의 '깜짝 실적'은 피부로 와닿는다. 당시 현대상선이 달성한 매출 8조30억원, 영업이익 5867억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측은 기본적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하고 운임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호전됐지만 뼈를 깎는 비용 절감의 노력과 공격적인 영업 능력이 뒷받침된 덕분이라고 자체 분석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영업최우선주의(SSI)의 실현과 TCR(Total Cost Reduction)을 통한 비용 절감 등 전사적인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도 "현대상선의 제 1의 가치는 고객이기에 고객으로부터 만족과 인정을 받아야 한다"면서 '영업의 현대'를 만들어 나갈 것을 주문했다.

현대상선이 지난해 해운업계에서 그간의 선례를 깨고 한진해운보다 먼저 실적을 공개하거나 임직원 대상 경영 설명회를 여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사실 현대그룹과 채권단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지난 2009년 각 계열사의 실적 악화로 재무약정 체결 대상이 됐던 현대그룹은 현재 채권단과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채권단으로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현대상선을 비롯해 현대그룹의 재무 사정이 급격히 개선되면서 2009년 실적을 토대로 재무약정을 맺기엔 사실상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다른 그룹과의 형평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대그룹과 재무약정을 체결하는 게 무리라는 데 내부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지난해 4ㆍ4분기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 등을 단행하면서 주력 계열사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부채 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 시점에서 2009년 실적을 근거로 채권단이 재무약정을 맺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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