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상점, 불황기 새로운 강자로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美) 소비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초저가 상점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미국의 3대 초저가 상점인 달러제너럴, 패밀리달러, 달러트리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달러제너럴은 지난해 12월 초 분기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6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패밀리달러는 8월에 끝난 회계연도에 전년동기 대비 23% 늘어난 3억5800만달러를 벌어 들였다고 밝혔다. 달러트리의 지난해 2월부터 10월말까지 순익은 2억3400만달러로, 4년전 동기대비 148% 증가했다.
반면 위기 전 서민의 주요 상품 구매처였던 월마트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월마트의 동일 매장 매출은 6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월마트의 고객들이 초저가 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업 및 주택 가격 하락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서민들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렸다. 지출을 줄일 수 없는 생필품의 경우 더 저렴한 제품을 선호했다. 1달러 상점은 불황을 양분삼아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와 같은 소비 행태를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정의하며 “‘싼 것(cheap)이 멋진 것(chic)’이라는 소비 행태가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잘 나가는’ 초저가 상점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미국 경제를 우려하고 있다. 경제 형편이 나아지면 소비자들이 좀 더 나은 품질의 제품을 찾을 것이기 때문. 달러제너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가 수입이 늘어나도 초저가 상점을 이용하겠다고 답했지만, 이 결과가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갖는지는 미지수다.
초저가 상점들은 불황기에 월마트가 그랬던 것처럼, 호황기가 왔을 때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서 품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8년 전만 해도 전체 제품의 약 60%가 중국을 비롯한 해외 저가 노동시장의 제품이었으나 현재는 약 78% 가량을 국내 브랜드로 채우고 있다.
경기 흐름에 따라 매출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서민 상점과 달리 부유층의 소비는 경기를 타지 않는다. 지난 연말 쇼핑 기간 동안 보석업체의 다이아몬드, 금 등 최고급 보석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1달러 상점을 찾는 고객들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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