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10년, 이젠 소비자를 생각해야할 때”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의약분업 시행 10년, 의사와 약사 등 각 직능 간 갈등은 여전히 존재하며, 정부가 당시 기대한 의약분업 효과도 사실상 미진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앞으로 보건의료 체계가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대안이 힘을 얻었다.
권용진 서울의대 의료정책실 교수는 6일 오후 ‘의약분업 시행 10년 평가와 발전방향 모색’을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에서 “의약분업이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의사와 약사 등 직능 간 갈등이 지속돼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며 “앞으로 보건의료정책을 추진할 때 이해 관계자 모두 소비자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당초 기대했던 환자의 알권리 및 선택권이 현실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토론회의 포문을 ‘소비자 권한 강화’로 연 것이다. 권 교수는 이를 위해 대체조제와 성분명 처방, 처방전 2장 및 조제내역서 발급, 일부 일반의약품의 편의점 판매 허용, 약국 내 일반의약품 진열장 공개 등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기민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교수도 큰 틀에서 권 교수와 의견을 같이 했다. 송 교수는 “의약분업으로 항생제 처방 감소, 환자 알권리 신장 등의 효과를 거두었지만, 국민들이 약국으로 이동하는 데 따른 불편과 복잡한 절차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장애인 등이 느끼는 불편이 큰 만큼, 앞으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어 “심야응급약국 시험사업에 참여한 약국 수는 2만여개로 전체의 0.3%밖에 안 되는데다 이중 절반 이상이 서울ㆍ경기지역에 집중돼 있다”며 “가정상비약 수준의 일반의약품은 소비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슈퍼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은 고려대 약대 교수도 의약분업으로 의약품 오남용 방지, 항생제 처방 감소, 임의조제 금지 등 의약품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이끌어낸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약가마진을 없애고 의약품 거래를 투명화하는 등 의료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알권리를 보장하는 간접적인 효과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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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의약분업 이후 지속적으로 제시된 건강보험 지출 증가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 관계자들의 지적과 대안에 대해 김국일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장은 “보건의료체계의 큰 틀을 바꾼 의약분업은 성과와 불편한 점 모두 있는 게 사실”이라며 “오늘 토론회장에서 나온 대안에 대해 하나하나 검토해보겠다”는 정부 측 입장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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