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어제 '공정사회를 향한 자동차보험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국토해양부,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청 등 부처 간 회의를 거친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선'과 '공정'이란 말이 무색하게 뭘 합의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알맹이가 빠져 있다.


그동안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 등 당국자들은 여러 차례 "과잉 수리나 과잉 진료 등을 제도적으로 방지할 종합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사 손해율이 기록적인 80%를 넘어서 계약자, 정비업체, 의료기관 등의 도덕적 해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잉 수리나 과잉 진료 개선 등 핵심 사안의 대책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반쪽짜리 대책'이란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이번 대책의 골자는 장기 무사고 운전을 한 보험 가입자에게 보험료 할인혜택을 늘리는 대신 법규 위반자에 대한 할증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 현재는 사고 차량을 수리할 때 운전자가 5만원 정도를 냈으나 앞으로는 50만원 한도에서 처리 비용의 20%를 부담하도록 했다. 조그마한 교통법규 위반 등 할증 대상은 확대된다. 이렇게 될 경우 '착한 운전자'가 느낄 할인 혜택은 크지 않은 반면 체감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자동차 보험료는 지난 9월 정비수가 인상에 맞춰 평균 3% 올랐다. 이어 일부 온라인 손해보험사들은 추가로 2.5%가량 올린 바 있다. 이번 대책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은 한층 무거워지게 됐다.

AD

물론 시장원리로 보면 손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를 올리는 게 정답이다. 문제는 손해율이 크게 올라간 책임은 정치권과 정부의 정책 탓이 크다는 점이다. 교통사고를 보험처리해도 3년간 보험료를 올리지 않는 물적 할증 기준액을 종전 50만원에서 올 초 200만원까지로 올린 게 그것이다. 그래서 일부 소비자들과 정비업체가 '이왕이면 차를 더 손보자'는 쪽으로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부분은 손대지 못하고 놔두었다.


과잉 진료, 나이롱환자, 보험 사기에도 더 강력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손보사들은 다른 보험 부문에서는 이익을 내면서도 손해율이 높아지면 이를 바로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키는 데만 발 빠르다. 정책대응도 무력하니 소비자들만이 영원히 봉인 셈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