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는 삼성의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증가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지난 1990년대 후반 이후 본격적으로 생겨나 1999년 당시 11개였던 상장사가 2010년 11월말 기준 70개로 증가했다. 11년 만에 6.3배 가량 늘어난 것. 김대중 정부시절 벤처기업 활성화 방안과 이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 등에 힘입어 많은 바이오기업이 생겨났다.
바이오 간판을 내건 기업들은 많아졌지만 실적부분에선 희비가 극명하게 갈린다. 셀트리온, LG생명과학, SK케미칼, 부광약품 등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들의 실적은 증가세를 이어가는 반면 알앤엘바이오, 이노셀 등 줄기세포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들은 하락세가 역력하다. 실제로 국내 상장 바이오회사들 상당수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흑자를 내던 기업들조차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재무구조 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줄기세포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기업들 중 알앤엘바이오는 올해 상반기 5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이노셀도 44억원의 손실로 수년째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바이오제약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바이오벤처를 중심으로 많은 회사들이 생겨났지만 연구개발(R&D)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 아직까지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며 "관련 기업들 사이에서도 옥석이 가려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흑자기업 중에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기업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생물방제 및 친환경 농업 회사인 세실이 최근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범위제한에 의한 의견 거절 판정을 받아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했다. 회계법인은 세실 경영진의 횡령 및 재무제표 허위 작성 등을 사유로 들었다. 2007년 상장한 세실은 올해 상반기까지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고 지난해에는 거래소가 선정한 32개 업체의 히든챔피언에 포함되기도 했다.
많은 바이오 관련 회사들이 아직까지 제대로된 실적을 내지 못하는 까닭은 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유전공학 및 생명공학을 다루는 산업의 특성상 연구 및 임상실험에 많은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안정성도 담보돼야 한다. 여러가지 전제조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10여년의 짧은 기간 에 이를 모두 만족하기가 쉽지 않다. 최소 수십년에서 수백년정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유수의 바이오 제약 회사들과의 경쟁 역시 부담스럽다.
아직까지 적자기업이 많지만 대기업의 적극적인 바이오 사업 참여와 정부의 신성장동력 육성방안에 힘입어 향후 바이오 관련 사업전망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나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기업들이 제 2의 성장 사업으로 헬스케어를 선정하는 이유는 인구노령화를 바탕으로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 데 세계 경제의 성장 및 소득 증대에 따라 의료비 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들 중에는 삼성이 가장 적극적으로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올해 미국의 세계적 바이오 회사인 암젠의 민호성 박사를 영입하고 셀트리온, LG생명과학 , 한미약품, 녹십자등에서 30여명의 바이오시밀러 관련 전문인력을 스카우트 하는 등 본격적인 신수종 사업 육성에 나섰다. 신지원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높은 설비투자비용과 대략 3-4년 가량의 긴 리드타임을 고려할 때 삼성의 바이오사업은 초입단계"라며 "향후 바이오사업의 대대적 확장을 위한 국내외 M&A 시도 등 추가 행보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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