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화 과총 부회장은 "그래핀은 현재 물리학 전체 분야를 통틀어 가장 많이 연구되는 주제"라면서 "지난해 세계 최대 물리학회인 미국 물리학회(APS)의 3월 미팅(March Meeting)에서 발표된 전체 논문의 약 9%가 이 분야에 관한 것일 정도"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과학기술적 의의뿐 아니라 경제산업 효과에서도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신소재 그래핀은 과연 어떤 것일까?
흑연은 탄소를 6각형 벌집 모양으로 수없이 쌓아올린 3차원 구조로, 그래핀은 여기서 아주 얇은 한 겹을 떼어낸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핀의 이름 역시 흑연(graphite)에서 유래했다. 스카치 테이프를 연필심에 붙였다 떼어내는 간단한 방식으로 그래핀 분리에 성공한 가임 교수와 노보셀로프 교수는 이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손영우 교수는 "그래핀은 우주에서 가장 얇고 가장 강한 물체"라면서 "질량이 없는 물체처럼 매우 빠르게 움직여 실리콘보다 전자를 100배 이상 빠르게 이동시킨다"고 설명했다.
손목에 찰 수 있는 컴퓨터, 종이만큼 얇은 디스플레이 등 미래 기술로 각광받는 분야에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한국,그래핀 투명전극 소제 세계 최초로 제작=우리나라의 그래핀 응용연구는 세계적 수준이라는 게 학계의 자체 평가다.
지난 6월 성균관대학교 나노과학기술원의 홍병희ㆍ안종현 교수팀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터치스크린 등 차세대 플렉서블 전자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30인치 크기 고성능 그래핀 투명전극 소재를 제작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지난해 4인치 크기의 투명전극을 제작한 데 이어 30인치 대면적 합성에도 성공한 것이다. 당시 4인치 투명전극은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그래핀의 특성을 보여준 최초의 응용 사례로 기록됐다. 현재 평면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는 산화인듐주석(ITO)가 쓰이고 있으나, 향후 홍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그래핀이 ITO를 대체할 전망이다.
성균관대 화학과 이효영 교수 연구팀은 상온에서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 그래핀 상용화의 가능성을 더욱 앞당겼다. 현재까지 그래핀 생산 방법은 스카치테이프 방법, 화학증착법(CVD), 실리콘 카바이드 절연체를 이용한 에피택셜(Epitaxial) 방법과 환원제를 통한 화학적 방법이 있다.
이 중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것은 하이드라진 환원제를 이용하는 방법인데, 섭씨 120도의 고온에서 이뤄지고 질소 불순물이 남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요오드산을 이용해 섭씨 40도의 상온 공정에서 불순물이 없는 그래핀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성과는 상온에서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한편 우리나라가 차세대 전자재료산업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됐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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