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2010년 세계 각국은 총성 없는 전쟁을 벌였다. 지난 9월 귀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이를 ‘통화전쟁’이라고 공식 선언했고, 10월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세계 각국이 자국의 통화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선진국들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서 생성된 막대한 유동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신흥국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연초부터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한 신흥국 통화는 미국의 더블딥 공포와 유럽의 재정위기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미(美)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양적완화(QE2) 시행 기대감은 신흥국 통화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연준은 11월 초 8개월간 6000억달러의 자산을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달러 약세를 애써 무시하며 위안화를 걸고 넘어졌다. 미국은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무역흑자 신흥국들의 통화절상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위안화의 절상은 전세계에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지난 11월11~12일 주요20개국(G20) 서울회의에서 경상수지 예시적 가이드라인 일정이 합의됐지만 미중 간 위안화 절상 및 무역 불균형논쟁은 갈수록 격화되고, 신흥국들의 환율 방어 조치 역시 강화되고 있다.

예상대로 통화 가치 상승(환율 하락) ‘톱(Top)3’는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에게 돌아갔다. 15일 달러-바트화(태국 통화) 환율은 30.10바트를 기록하면서, 바트화는 연초 대비 9.72%의 상승했다. 지난 11월9일 바트화는 달러대비 29.51바트를 나타내면서, 13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는 자본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태국정부는 10월12일부터 태국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하고 15%의 원천징수세를 부과하고 있다.


엔화는 달러와 유로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급감하면서 원치 않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15일 달러대비 엔화는 84.24엔을 기록하면서, 연초대비 9.45% 상승했다.


일본정부는 급등하는 엔화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9월15일에는 6년여만에 환시에 직접 개입하며, 2조1249엔 이상의 엔화를 매각했다. 10월5일 일본은행(BOJ)은 연준의 QE2에 대한 선제조치로, 기준금리를 0.1%에서 0~0.1%로 인하하고 35조엔 규모의 양적완화책을 내놨다. 그러나 엔화는 이후에도 강세를 지속하다가, 10월29일에는 80.40엔을 기록하면서 1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달러는 15일 달러대비 1.0132호주달러를 기록하며, 연초대비 9.02% 상승했다. 지난 11월3일에는 0.9937을 기록하며 27년만에 처음으로 호주달러 가치가 달러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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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호주 경제가 3%대의 안정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기준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이 호주달러의 가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월가의 유력 투자정보지인 '가트먼 레터'의 설립자 데니스 가트먼은 유럽의 재정적자 우려로 인해 내년에도 호주달러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달러 상승은 성장률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호주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은 2.7%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3.4%를 크게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이 국가 주요 산업인 광물 수출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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