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치킨 논란… 속타는 공정위
동반성장 기조 속 이러지도 저러지도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롯데마트의 5000원 치킨 논란이 결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손을 거치게 됐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13일 오전 BBQ·교촌치킨 등 프랜차이즈 점주들과 대책회의를 연 뒤 공정위에 이 문제에 대한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치킨 전쟁 2라운드에서 남몰래 속 태우는 건 공정위다. 공정위는 앞서 롯데마트의 치킨 판매가 물건을 부당하게 싼 값에 파는 '부당염매'에 해당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동네 치킨집들의 원성이 높아 규정만 들이댈 수도 없는 입장이다. 여기에 청와대 정무수석이 롯데마트 비판론에 힘을 싣고 나서 공정위는 한층 부담을 더하게 됐다. 15일 공정위의 2011년 업무보고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골목상권 다 죽는다"
치킨 시장은 대표적인 레드오션(Red Ocean·붉은 피를 흘려야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고,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다. 롯데마트의 치킨 판매에 청와대까지 눈썹을 치켜 세우는 건 이런 업종 특성 때문이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에 "롯데마트는 튀김닭 한 마리를 5000원에 판매 중… 결국 닭 한 마리당 1200원 정도 손해를 보고 판매하는 것. 영세 닭고기 판매점 울상 지을만 하네요"라고 지적했다.
논란의 핵심은 이처럼 현격한 가격 차이다. 9일부터 판매된 롯데마트의 치킨은 한 마리에 5000원. 보통 1만5000원 안팎인 동네 치킨의 1/3 수준이다. 배달은 하지 않고, 무 값 등을 따로 받지만 가격 경쟁력이 우월한 게 사실이다.
이에 프랜차이즈협회는 "5000원에는 도저히 이윤을 남기면서 치킨을 팔 수가 없다"며 "롯데마트 측이 원가 이하로 부당하게 값을 낮춰 치킨을 판매하면서 영세 치킨집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롯데마트는 대량구매로 원가를 낮춰 이런 가격이 가능하다고 맞선다. 나아가 광고비 등을 포함해 비싼 값을 받아온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스스로 값을 낮춰야 한다며 역공을 펴기도 했다.
◆"부당염매 아닌 것 같은데…"
치킨 전쟁 속 공정위는 좌불안석이다. 롯데마트의 행위가 '부당염매'에 해당된다면 제재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보기 어려워서다. 문제는 규정이 어떻든 동네 치킨집들의 불만이 커 상황을 모른체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롯데마트 치킨 소동은 서민과 중소기업의 살 길을 터주자는 정부의 '공정사회' 기조와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 공정위의 선택이 쉽지 않은 이유다.
부당염매 여부를 가릴 때에는 ▲싸게 파는 사업자가 원가보다 싼 값에 제품을 판매하는지 ▲그래서 주변의 경쟁자들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있는지 ▲경쟁자가 사라지면 다시 제품 가격을 독점 가격으로 높일 가능성이 있는지 ▲그랬을 때에 다시 다른 치킨집들이 들어서는 데에 많은 비용이 드는지를 살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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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하지만 "롯데마트의 5000원 치킨은 마트당 한정 판매를 하고, 무 등은 별도로 값을 받는데다 무엇보다 소비자 후생에도 도움이 되고, 추후 다른 치킨집이 들어서는 데에 현격한 장애가 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부당염매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러나 "롯데마트 치킨 문제는 규정을 떠나 공정사회론을 앞장서 실천하고 있는 공정위의 입장에서 참 다루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일단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하게 돼있어 규정대로 사안을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이 문제는 동네 치킨집보다 중간에서 높은 가맹비를 받으며 이윤을 챙겨온 프랜차이즈 업체의 문제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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