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사상 초유 경영공백 사태 오나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검찰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에게 구속수사 청구 방침을 세움에 따라 지주사에 이어 은행까지 경영공백 상태에 놓이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우려된다.

9일 검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검사)는 이날 은행 자금 횡령 혐의로 신상훈 전 사장과 이백순 행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검찰은 신 전 사장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펼친 뒤 라응찬 전 회장을 포함한 '빅3'에 대한 사법처리여부와 수위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은 신 전 사장과 이 행장은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신 사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며 수습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던 신한사태는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이 행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사실상 지주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 행장이 은행장 신분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한금융 이사회가 이 행장에게도 직무정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한꺼번에 경영진이 모두 공석이었던 적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에 지주나 은행측에서 바로 후속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며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행장 직무대행 선임 등 빠른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CEO를 선임하기에 앞서 조직 기강이 더욱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신한금융 특위는 오후 2시부터 3차 회의를 열어 국내외 지배구조 우수 사례에 대해 컨설팅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신한금융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사장 직위를 없애고 회장 단독으로 대표이사를 맡는 방안 등 지배구조 체제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