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한국상용차 경영악화가 주원인..이베코 한국시장 강화도 한몫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한국상용차의 재정상황 역시 나빠졌다. 2009년 한해 동안 한국상용차는 19억원의 영업손실과 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같은 이유로 LG상사는 지난달 5일 한국상용차에 3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는 모회사의 재정상황에도 부담이 됐다.
한편 이베코가 본격적으로 뛰어들 국내 대형 상용차 시장은 세계적인 트럭회사들이 치열하게 판매 접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대형 트랙터(컨테이너박스 등을 달고 다니는 대형 트레일러) 및 20t 이상 덤프트럭 시장에 현대차, 타타대우, 볼보, 스카니아, 벤츠, 이베코, 만 등 7개 회사가 90% 이상의 점유율을 형성하고 있다.
7개 회사가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은 4926대이며 1조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009년 말 기준으로 현대차가 38.1%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 중이며 뒤를 이어 타타대우가 17.3%, 볼보 14.2%, 스카니아 12.8%, 벤츠 8.9%를 기록하는 등 중위권 싸움이 치열하다. 이베코가 국내 차량 판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중위권 순위 다툼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대형 상용차시장에서 특이할 만한 점은 타타대우상용차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타타대우는 지난해 17.3%의 점유율이 올해(10월 말 기준) 5.8%로 감소했다. 이는 그동안 판매를 맡아왔던 대우차판매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영업 활동에 지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타타대우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직접 판매법인을 만들었다.
타타대우 관계자는 "대우차판매가 어려워지면서 영업에 지장을 받아 판매량이 떨어졌다"며 "올해 설립된 타타대우차판매법인을 토대로 내년에는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타타대우의 트럭판매가 주춤한 사이에 중위권 회사들의 도약이 눈부셨다. 볼보트럭은 지난해 14.2%의 점유율을 19.6%로 끌어올렸고 스카니아와 벤츠도 각각 12.8%에서 17.3%, 8.9%에서 12.0%로 시장 점유율을 키웠다. 타타대우가 주춤한 사이 판매량을 크게 늘린 것. LG상사와 이베코는 이같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중위권 도약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상용차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건설경기 및 경제상황도 예전만큼 좋지 못해 점유율을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7개 업체의 국내 대형 상용차 판매대수는 지난 2006년 6006대를 정점으로 지난해 4926대로 하락했으며 올해는 10월 기준 4163대를 기록 중이다. 이렇게 판매량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이베코가 다른 업체들을 제치고 점유율을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트럭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형 상용차 시장이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상당부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향후 성장 여력이 크지 않아 이베코가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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