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수백만원 명품 가방은 아무렇지 않게 사면서 몇십만원짜리 원작을 집에 걸어놓는 것은 두려워 하는게 아직까지 우리의 현실이다. 하지만 그림이라는 것이 구입가격 대비 정서적 만족감이 큰 상품인 만큼 웰빙시대를 맞아 장기적인 투자상품으로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 23일 서울 건국대학교 상허연구관을 찾았다. 국내 최초로 그림가격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한 '그림가격지수'(KAPIX)를 개발한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최 소장의 이야기에는 첫째 아직 우리나라 미술시장 발전이 시작단계이며, 둘째 그림시장 활성화에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와야한다는 사실이 녹아 있었다.
그는 "낙찰률과 낙찰건수가 높은 상위 50위 작가들의 작품을 자료로 데이터화한 KAPIX지수로 살펴볼 때 2007년부터 2009년사이 2년간 60% 수준으로 그림값이 떨어졌다"면서 "올들어서는 9%정도가 올랐는데 경기에 큰 이변이 없는한 상승분위기와 문화적 의식이 커져감에 따라 투자상품으로서 그림의 매력은 더욱 커질 것"고 전망했다.
KAPIX의 개발 배경에 대해 최 소장은 "각 대학에는 미술대학이 있으며, 학생들은 외국으로 미술 유학을 다녀올 정도로 작가 인프라가 크다. 공급은 많은데 아직 수요가 턱없이 모자라다"면서 "그래도 경매가 활성화되면서 미술품이 화랑을 중심으로 한 재벌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그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그림을 구입할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에따라 미술시장에서 가격정보가 공개됐지만 이어대한 분석이 안돼 시장 자체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면서 "그림 시장을 대중화하고 투명화해서 적정한 가격에 제대로 산 것인지 수요자들의 알권리에 있어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최 소장은 수요진작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산업이란 게 녹색산업으로 그 부가가치가 높다"면서 "수출산업으로서 해외에서도 관심 받는시장을 만들어 간다면 미술시장이 일반인들의 투자상품이면서도 국가경제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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