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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속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 "필요시 유동성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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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차관 "국가 신인도 영향 없게 할 것"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그러게요. 좀 많이 올랐더라구요." 24일 오전 7시를 갓 넘긴 시각. 명동 은행회관 14층 회의실에서 만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라인 당국자들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24시간 가동이 시작된 비상상황 대응체계에 따라 밤새 역외 시장을 살피고 나온 길. 표정엔 긴장감이 역력했다.

23일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관련 지표는 크게 흔들렸다.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 1개월물은 일시적으로 1179원까지 급등했고, 국채 5년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12.09%까지 상승했다. 한국의 신용 위험도를 높게보는 시선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잠시 뒤 모습을 드러낸 한국은행 이주열 부총재의 안색도 어둡기는 마찬가지였다. '역외 시장 동향이 좋지 않다'고 말하자 이 부총재는 "좀 기다려 보라"며 짧게 답변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세밀히 살피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24일 오전 긴급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소집했다. 재정부 임종룡 1차관이 주재한 회의에서 관계부처와 기관들은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필요시 원화와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기로 했다. 시장 불안으로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임 차관은 "사태 발생 직후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 CDS 프리미엄과 역외 달러화 환율 등이 크게 올랐지만, 시간이 흐르며 추가 상승은 없는 모습"이라고 했다.
임 차관은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강조하며 특히 "국가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고 힘을 줬다. 그는 "북한의 23일 도발은 과거 천안함 사태나 핵 실험 당시와는 좀 다른 성격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대외 여건이나 우리 경제의 신인도를 볼 때 사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지 않는다면 영향은 일시적이고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의 도발 이후 무디스와 피치, S & P 등 3대 국제 신용평가사는 '현 단계에서 한국의 신용 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오늘 중 현 상황에 대한 설명 자료를 보내고, 필요하면 현지 재경관을 통해 한국 정부의 대응 능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거나 직접 방문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과거보다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도 줬다. 임 차관은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데다 다분히 계획적인 공격이어서 이번 도발이 과거와는 다른 성격을 띠는 게 아니냐'라고 묻자 "이번 사태는 과거 천안함 사태나 핵 실험 당시와는 좀 다른 성격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대외 여건이나 우리 경제의 신인도를 볼 때 사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지 않는다면 영향은 일시적이고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각 기관이 분석,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과거 유사 사례가 발생했을 때보다는 정부가 신속하고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각 기관의 컨틴전시플랜(비상시 대응계획)을 전부 재점검해 정비하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임 차관은 "앞서 여러차례 비슷한 상황을 경험해 각 부처와 기관의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되풀이해 강조했다.

한편 회의에 참석한 손인옥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과거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에도 국민들이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대응해 주었다"며 "생필품 사재기 등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다만 "시장 불안 속에서 기업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를 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임 차관 외에 한은 이주열 부총재,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손인옥 공정위 부위원장,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소장 등이 참석했다. 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한은 국제국장,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등 유관 부처·기관의 국장급 실무자들도 눈에 띄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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