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많이 올랐더라"… 무거운 분위기 속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그러게요. 좀 많이 올랐더라구요." 24일 오전 7시를 갓 넘긴 시각. 명동 은행회관 14층 회의실에서 만난 기획재정부 이후명 외환제도과장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하루 전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관련 지표는 크게 흔들렸다.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 1개월물은 일시적으로 1179원까지 급등했고, 국채 5년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12.09%까지 상승했다. 한국의 신용 위험도를 높게보는 시선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긴급 소집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에 앞서 재정부 김이태 외화자금과장과 손병두 국제금융과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24시간 가동이 시작된 비상상황 대응체계에 따라 밤새 역외 시장을 살피고 나온 길. 말을 아낀 두 사람의 표정에도 긴장감이 역력했다.
오전 7시 14분경 은행회관에 도착한 재정부 임종룡 1차관에 앞서 한국은행 이주열 부총재가 회의실에 먼저 발을 들였다. '역외 시장 동향이 좋지 않다'는 지적에 이 부총재는 "좀 기다려 보라"며 짧게 답변했다.
이어 등장한 손인옥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과거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에도 국민들이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대응해 주었다"며 "생필품 사재기 등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다만 "시장 불안 속에서 기업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를 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 7시 30분 시작된 회의에서 재정부 임종룡 1차관은 "어제 장 종료 직전 관련 소식이 알려져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었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와 역외 달러화 환율이 크게 올랐다"고 운을 뗐다. 임 차관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상황이 진정되고 있고, 해외 투자자와 전문가들도 우리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봐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다면 시장은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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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정부와 국제금융센터는 상황이 발생한 23일부터 24시간 비상상황 대응체계를 가동해 국제금융시장을 살피고 있다. 외신과 국제 신용평가사, 해외투자자 등의 동향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정부는 더불어 재정부 임 차관을 반장으로 하고, 관련 부처 1급이 분야별 반장을 맡는 5대 분야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임 차관 외에 한국은행 이주열 부총재,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손인옥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한은 국제국장,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등 유관 부처·기관의 국장급 실무자들도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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