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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촛불' 꺼내 든 손학규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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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소설(小雪)의 한파가 불어 닥친 22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서울 광장에서 다시 '촛불'을 들고 나섰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기간중 장외투쟁을 이끌었던 그가 이번에는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제 추진을 촉구하면서 '8일간 시한부 농성'에 뛰어든 것이다. '100시간 국회 농성'보다 투쟁의 강도는 한 단계 올린 셈이지만 정치적 부담은 어느 때보다 크다.

손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 "더러운 손"이라는 격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청와대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뒤 시한부 농성을 전개했다. 그는 100시간 동안 국회에 머물면서 이 대통령에게 불법사찰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수용을 촉구했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여권은 이미 검찰에서 수사 중이거나 기소해 재판 중인 사안이어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23일 "소득은 없었지만 국회파행을 장기간 끌고 갈 수는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여야 합의로 25일에는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법안 가운데 마지막 남은 대ㆍ중소기업상생협력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하는 만큼 국회 정상화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었다는 얘기다. 이 측근은 "손 대표가 국회 농성에 들어가기 전날 저녁에 '정부와 싸우는 것은 싸워야지만 민생법안과 현안들을 방치할 수 없지 않느냐'고 측근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전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 대표가 원내ㆍ외 병행투쟁 방침으로 전략을 전환하면서 발생한 당내 파열음은 그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혔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차 강경파 지도부의 반발에 밀리면서 설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기 전 예산심의 복귀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일부 당직자들과 의원들의 불만이 거세게 분출됐다. 당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최고위원에게 확인해 보니 아직 결정되지도 않은 사안이라고 하는데, (손 대표 측이) 무책임하게 언론에 흘린 것 아니냐"며 "의총이 확정된 사안을 놓고 결정짓는 거수기에 불과하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의총은 오전과 오후 3시간 넘게 진행됐고 25명이 발언에 나서 격론을 벌였다. 찬성과 반대가 팽팽한 가운데 원내ㆍ외 병행투쟁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손 대표 체제의 미숙한 당 운영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손 대표의 이번 투쟁 전략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이제 장외투쟁을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며 "최소한 불법사찰 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라도 이끌어 낸다면 실패한 전략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손 대표는 23일 KBS라디오 교섭단체 정당대표 라디오연설에서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사건에 대해서는 국회가 국정조사를 하게 해야 한다"며 국정조사 및 특검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손 대표는 "불법사찰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답이 없었고 국회와 야당은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결코 이대로 물러서지 않고 국정조사와 특검을 기어코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게 하려면 검찰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검찰에게 부여된 특혜와 특권은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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