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최하위 수준.. 1.149명
'걱정없는 육아' 모두의 책임
[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40년 전에는 마을 곳곳마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포스터가 나부끼고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불임수술을 받으면 훈련까지 면제해주면서 산아제한을 하던 때가 엊그제만 같다. 하지만 이제는 반대로 낮은 출산율을 걱정하며 사는 시대가 됐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2009년 말 현재 1.149에 머물러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의 결혼 적령기가 10여년 전보다 무려 5년 정도가 늦어졌다고 한다. 여자의 적령기는 31세, 남자는 35세라고들 한다. 사회 초년생을 갓 벗어난 이들이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기 위해 2세에 대한 계획을 미뤄 출산 적령기라 할 수 있는 25~29세 여성의 출산율이 감소하고 35세 이상 여성의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노산의 경향이 자녀를 더 갖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핵가족화가 보편화돼 한창 일할 나이에 자녀를 믿고 맡길 가족이나 보호해줄 마땅한 곳이 없는 것도 출산율 저하를 부채질하는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또한 출산율과 관련 있는 제반 제도들을 불임부부나 아이를 갖고자 하는 부부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도 선결과제다.
얼마 전 자녀가 1명밖에 없다는 직원에게 "국가뿐 아니라 자녀를 위해서도 동생을 만들어 줘야 좋지 않겠느냐"는 말을 건넸던 적이 있다. 그 직원은 자녀가 11살인데, 둘째 아이를 갖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5년 넘게 임신이 되지 않아 병원을 가게 됐는데 병원 비용이 만만치 않더라는 것이다.
건강보험 혜택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정부에서 불임치료 비용을 일부 지원해 주는 제도는 있으나 이마저 진입 장벽이 높아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결혼한 8쌍 중 1쌍이 불임부부라고 한다. 출산율을 높이자는 구호보다는 이러한 불임가족에게 포괄적인 건강보험혜택과 정부지원을 더 확대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거에 비해 일하는 여성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10년 9월 현재 경제활동 인구 중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50%를 넘어서고 있으며, 근로복지공단의 경우도 여성 비율이 53.3%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하는 여성근로자들이 육아문제로부터 해방돼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며, 그런 사회분위기도 조성돼야 한다.
직장보육시설은 근로자에는 자녀를 안심하고 보육할 수 있어 업무 집중도가 향상될 것이고, 사업주에게는 경력근로자의 이직률 저하로 안정적 인력 운영과 생산성 증대효과로 이어져 기업의 미래가치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기업 차원에서도 이제 보육지원 문제는 사회적 책임의 일부라는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재정부담 문제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직장보육시설 설치 지원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타 용도의 건물을 직장보육시설로 전환할 경우 최대 2억원까지 무상지원해주고 있으며, 건물을 매입ㆍ신축ㆍ임차할 경우 7억원까지 연리 1~2%의 저금리로 융자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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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글로벌 리더 국가로 부상해 가고 있다. 국가의 성장동력을 확충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도 출산율 저하문제를 더 이상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높아지는 가운데 동시에 출산율을 높여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 기업 모두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할 때다. 이러한 변화로 우리 사회에 고고지성(呱呱之聲ㆍ아기가 세상에 나오면서 처음 우는 소리)이 널리 퍼져 희망으로 가득 찬 미래가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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