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중국이 그동안 예고한 긴축조치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시장개입을 통한 가격 통제까지 불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주말부터 전 세계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중국 추가 긴축 정책 시행에 대한 우려가 차츰 현실화 되는 모습이다.


17일 중국 국무원은 성명에서 "주요 생필품 가격 안정을 위해 필요시 일시적으로 가격 통제에 나설 것"이라면서 "치솟는 식품·에너지 가격 등을 잡기 위한 행정적 조치를 사용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직접적인 물가 통제에 나서는 것은 인플레이션 비상이 걸렸던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날 회의를 주재한 뒤 "물가 안정화의 긴급성과 중요성을 확실하게 자각해야하며, 적절한 시기에 강력한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통제 뿐 아니라 금리인상 등 추가적인 긴축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무원은 또 시장개입 공식화와 함께 농기계 사용에 필요한 디젤 공급을 늘리고 에너지 가격까지 통제하겠다는 계획을 함께 발표했다. 또 저소득층에 대한 물가보조금 지원에도 나선다.

중국 정부가 하루가 멀다하고 긴축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는 이유는 나날이 치솟고 있는 물가 때문이다.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현재 심각한 수준까지 도달한 상태다. 특히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비 4.4% 증가하면서 이미 정부의 올해 물가 목표치인 3%를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 내 슈퍼마켓과 음식점 등은 치솟는 곡물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가격 인상에 나섰다. 맥도날드는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중국 내 1100개 이상의 매장에서 최대 1위안 가량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문제는 추가적인 긴축이 이어질 경우 중국 경제 성장의 경착륙 역시 불가피해지리라는 점이다. 그동안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중국 성장에 제동이 걸리게 되면 이는 결국 글로벌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2년간 신음하던 글로벌 증시는 최근 들어 반짝 회복세를 보였으나 유럽 위기 재발 등으로 인해 상승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따라서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은 글로벌 경제를 더블딥(경기의 일시적 상승 뒤 재하강) 침체 속으로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미 글로벌 증시는 요동치고 있다. 중국 증시는 정부의 추가 긴축 우려가 불거진 지난 주말부터 4거래일 동안 10% 폭락했다. 뿐만 아니라 전날 미국 뉴욕증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59%,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증시 또한 2% 이상 하락하는 등 전 세계 증시의 동반폭락을 야기했다.


상승랠리를 이어가던 원자재 시장도 심상치 않다. 중국의 긴축 우려가 불거지면서 국제유가 역시 지난주보다 7% 가량 하락했고 구리와 아연 등의 가격 역시 5% 가량 떨어졌다.


리강 류 ANZ은행 중국 경제 부문 대표는 "중국 정부가 지나치게 엄격한 통화 정책을 사용한다면 이는 곧 경착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수바라만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국 정부의 이번 긴축 정책은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해를 끼치는 방향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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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의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위안화 절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위안화 절상을 통해 기본적으로 달러화로 결제되는 원자재의 수입 가격을 낮춰 인플레이션 통제에 나서야 한다는 것.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지난 9월 이후 매달 약 1% 가량 절상됐다.


류 대표는 "중국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위안화 절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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