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렵다, 빠진다 그리고 남자는 외롭다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기온이 떨어졌다. 몸은 반응한다. 이것저것이 변한다. 불안해진다. 본격적인 겨울을 알리는 반짝 추위에 몸이 움츠려든다. 겨울을 목전에 두고 생기는 몸의 변화는 '좋은 것'보다 그렇지 않은 것들이 많다. 환절기 건강관리는 남녀노소 불문이지만, 이 시점에서 희생양은 '남자'인 경우가 많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부르는 건 그래서일지 모른다.
◆볼가에 스치는 바람에도 나는 가려워했다
얄미운 겨울바람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곳은 피부다. 건조해진 피부는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긁고 싶은 욕망'을 해소하는 쾌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겠으나, 증상은 긁음과 함께 악화된다.
남성의 경우 자신만의 피부관리법을 숙달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갑자기 찾아온 건조한 날씨에 무방비 상태인 경우가 흔하다. 여자친구나 아내의 화장품을 급한 대로 써보지만, 일상적 관리가 수반되지 않으니 조절이 어렵다.
가려움증의 주범은 대개 '건조함'이다. 하지만 결과는 매우 다양하며 수많은 종류의 2차 증상으로 연결된다. 각각의 증상마다 예방법과 치료법이 다르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들도 많다.
우선 날씨가 춥다고 뜨거운 물로 샤워하는 것은 좋지 않다. 미지근한 물로 하자. 기능성 비누가 아닌 경우라면 너무 자주 쓰지 않고 꼭 필요한 부분만 사용한다. 때수건도 좋지 않으며 목욕기름은 오케이다. 씻은 다음엔 몸 구석구석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보습제를 '도포'한다.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수준의 가려움증이 생기게 되면 민간요법이나 복합 연고제에 의존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한다. 적절한 실내 습도는 50% 수준이다.
◆우수수 떨어지는 검고 가는 낙엽들
가을엔 왜 머리가 더 빠질까. 뾰족한 답은 없다. 일조량이 줄며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고, 남성호르몬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탈모로 이어진다는 '가설'이 지배적이다. 한의학에서는 가을에 폐의 기운이 약해지기 때문이란 설명도 내놓는다.
다소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대개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정도가 심하거나 기간이 오래간다면 치료를 고려하는 편이 낫다.
탈모는 유전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자신이 '대머리'가 될 가능성은 혈액형이 결정되는 이치와 비슷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언제, 어느 정도 탈모가 이루어질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든데, 살아가는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유전적 이유로 탈모로 시작된 경우 초기에는 약물요법, 후기라면 약물과 이식술을 병행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돈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탈모치료는 모든 대머리를 '10대 머리로 돌리겠다'가 아니라 '진행을 늦추며 나이에 맞는 머리를 만들어준다'에 가깝다는 점을 명심한다.
각종 민간요법, 화장품, 의약품 중 선택은 본인 결정이지만 한 가지 알아둘 게 있다. 탈모효과를 보건당국으로부터 인정받은 의약품 성분은 세상에 딱 두 가지 뿐이다. '피나스테리드'와 '미녹시딜'이다. 구리복합제, 아연복합제, 프라보노이드, 소팔메토 등은 보조 치료제로 구분된다. 약물 요법을 쓰더라도 탈모를 촉진시키는 청결여부, 염증, 스트레스, 영양결핍 등을 해소해주지 않으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언제쯤 병원을 가야 하는가에는 정답이 없다. 자신이 '탈모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낀다면 치료를 받을 때가 된 것이라 보면 된다. 모발은 원래 하루에 70~100개가 빠지는데 갑자기 많이 빠지거나, 자고 일어난 후 베개에 머리카락이 많이 보이는 경우, 머리를 잡아당겼을 때 4∼6개 이상 빠지는 경우도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가을엔 '눈물의' 편지를 하겠어요~
여자는 봄을 타고, 남자는 가을을 탄다는 말이 있다. 의학적으로는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라 부른다.
우울증상과 무기력증이 대표적인데, 일조량 변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환경의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능력이 저하된 사람들에서 흔히 나타난다.
흥미로운 건 식욕을 떨어뜨리는 일반 우울증과 달리, 계절성 우울증은 식욕을 촉진시킨다는 점이다. 당분과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나 살이 찐다. 불면증보다는 잠을 너무 많이 자게 되기도 하는데, 잠에 관여하는 멜라토닌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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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일정한 시간 동안 강한 광선에 노출시키는 광선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우울증 약을 먹을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활동을 늘려 햇빛을 많이 받는 환경을 만들면 도움이 된다. 비타민 복용이나 하루 8잔 정도 물을 마셔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것도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도움말 : 장성은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병철 한림의대 교수(한강성심병원 정신과), 김진오 원장(뉴헤어모발이식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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