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무게중심 '물가로'… 자본규제 속도낼 듯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이제는 물가다'
경제정책의 무게 중심이 환율에서 물가로 기울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첫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 7월 이후 첫 인상이다. 석달 연속 연 2.25%에 묶였던 금리는 2.5%로 조정됐다. 기준금리 인상에 부담을 주던 환율전쟁이 일단 봉합된 상황. 한 발 늦었다는 비판이 있지만, 이제라도 뛰는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드러난다.
물가 잡기에 나선 기획재정부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9월 이후 '배추發 물가폭탄'에 혼쭐이 난 재정부는 매월 정부의 경제 인식과 정책 방향을 소개하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채소류 등 서민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어 15일에는 콩과 마늘, 명태, 고추 등 단기간에 값이 크게 오른 농수산물에 대해 부처 합동 가격 점검에 나서고, 주부 물가감시단과 불공정 거래 상시 점검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숨돌린 환율·불안커진 물가
16일 기준금리 인상은 서울 G20 정상회의 이후 환율 갈등이 잦아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경상수지의 예시적인(indicative) 가이드라인'을 정하지는 못했지만, 내년 1월 셰르파(교섭대표) 회의, 2월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환율 문제 해법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환율 부담이 줄어든 상황에서 물가상승 압력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경기 회복세 속에 1년 전과 비교한 10월 소비자 물가는 4.1% 올라 지난해 2월(4.1%) 이후 20개월만에 4%대에 진입했다. 같은 기간 생산자 물가도 5.0% 높아져 22개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월 중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률도 3.4%로 13개월 최고치를 보였다. 여기에 이달 초 미국은 추가 양적완화를 선언했다. 6000억 달러를 더 풀어 경기부양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되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넘쳐나는 달러가 유입돼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의 돈을 거둬들여야 하는 배경이다.
▲자본규제 발표 당겨질 듯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12월 초로 예상됐던 자본 변동성 완화 대책 발표 시점도 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금리가 올라 내외 금리차가 확대되면 이를 겨냥한 투기성 해외 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오전 두 달만에 청와대 서별관 회의를 열고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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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앞서 여러 차례 G20 정상회의 이후 자본 변동성 완화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증현 장관은 하루 전인 15일에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한국의 상황은 서울 선언에 담긴 자본유출입 규제 요건에 부합한다"며 "해외자본의 급격한 유출입 변동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본규제 패키지에는 외국인의 국채 투자에 원천징수제를 다시 도입하고, 한동안 관심 밖으로 멀어졌던 은행부과금(은행세·Bank levy) 도입을 적극 검토하면서 외국은행 국내지점에 대한 선물환 포지션 규제를 현행 250%에서 내년 1월 초 200% 이내로 강화하는 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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