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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의 결렬 왜?..앞으로의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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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서울 G20 정상회의 이전에 마무리 짓겠다던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의가 양국의 이견차로 인해 결국 결렬됐다. 자동차, 쇠고기 등 주요 쟁점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국 정상은 가능한 이른 시간 내에 양측이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점을 두출하겠다고 밝혀 재협의가 계속될 전망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계획했던 8일과 9일 이틀간 회의를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10일까지 회의를 하루 연장하는 강수를 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쇠고기 등 현안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공은 11일 양국 정상회담으로 넘어갔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당초 계획했던 30분을 훨씬 넘긴 70여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했으나 팽팽한 의견차이로 인해 장담했던 시한 내에 결론을 내놓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을 통해 FTA 협의 실패를 공식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통상장관이 (FTA에 대해) 논의했으나 세부적 사안을 협의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데 합의했다"며 "양국 통상장관에게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도출토록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앞으로 몇 일, 몇 주 동안 계속 (FTA를) 협의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협상팀을 워싱턴에 보내서 계속 노력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의 가장 쟁점은 자동차와 쇠고기였다. 미국측이 지난 2007년과 달리 미국 자동차업계와 의회의 압력 등으로 자동차 부문의 기준 완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연비, 안전관련 규제의 면제 또는 유예를 주장했고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를 무효화하거나 시한을 연장해달라고도 했다. 이는 사실상 협정문을 고쳐야 하는 사항이어서 우리측에서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대목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협정문은 절대 손대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9일 브리핑에서 최석영 FTA 교섭대표는 "우리나라의 환경기준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당한 정책이지만 소규모 자동차 제작자들의 영업 활동에 장벽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도 소규모 자동차 제작자에 대해서는 예외조치를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우리가 자동차에 대해 대폭 양보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이후 그동안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는 '쇠고기' 이슈가 급부상했다. 미국측이 현재 30개월 미만만 수입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제한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당초 김종훈 본부장은 FTA와 쇠고기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며 이번 협의에서는 다루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특히 우리측은 "FTA를 안 하면 안 했지, 쇠고기 문제를 논의할 수 없다"면서 강경한 방침을 대외적으로 천명해왔다.

그러나 미국측의 이런 요구가 알려지면서 '물밑 협상'이 진행된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을 불러왔고 민주당 등 야당들은 일제히 반발하는 등 상황이 더욱 어렵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 미국 역시 최근 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하는 등 정세가 급변하면서 공화당 의원들의 거센 공세가 예상돼 현재의 양국 협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국 의회가 FTA에 대해 비판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우리의 경우 '쇠고기'라는 뜨거운 이슈가 재부각되면서 다시 한 번 국민들의 감정을 건드리게 됐다는 점도 부담이 된다. 지난 2008년 전국적으로 일어난 광우병 촛불 집회의 발단이 된 게 바로 이 쇠고기 협상이다. 당시 책임을 지고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외교통상부 제2차관(전 한·미 쇠고기 협상 수석대표)이 옷을 벗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양국의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것은 (FTA) 협상이 계속되는 것이고 중단된 것이 아니다.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협상팀에게) 조금 더 논의할 시간을 주자는 데에 오바마 대통령과 합의를 했기 때문에 G20가 끝나면 양국 통상팀들이 계속 협의를 하게 될 것이다. 아마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당장 김 본부장과 론 커크 대표는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되는 APEC 회의에 참석해 2차 협의 일정을 짤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들이 이른 시간 내에 FTA 협의를 끝내고 내년 하반기에는 발효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달 말부터는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올해 내 완전한 타결을 꿈꾸는 양국 정부가 각각 자국의 정치권과 여론을 어떻게 설득해나갈지 주목된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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