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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레터]원하지 않았던 '각자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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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최근 한 중소기업 대표를 만났습니다. 그는 대뜸 국회의원들을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국회에서 여야간 합의로 처리하기로 했던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법안 처리가 또 다시 불발됐기 때문입니다.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 대표가 유독 화를 냈던 건, 법안을 만드는 국회의원이나 공무원 모두 중소기업들이 처한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지난번 발표된 동반성장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계 입장을 적극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대책이 미흡한 점이 많다며 앞으로는 국회의원과 더 많은 스킨십을 가져야겠다고 자조 섞인 농담을 던지기도 했었죠. 때문에 이번에 관련법안이 처리되지 않은 걸 더욱 씁쓸해했습니다.

이달 말로 예정된 법원의 키코(KIKO) 판결 역시 관련 중소기업에겐 마지막 희망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키코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가운데 일부는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응하고 있지만 올 초 열린 판결에서 법원은 이미 은행측의 손을 들어준 적이 있습니다. 잘잘못을 따지는 게 법원의 고유권한인 만큼 누구의 편을 들어준다는 게 어불성설이지만 키코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은 '법원이 은행편을 든다'며 억울함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인들을 직접 취재하며 종종 듣는 말중에 "공정위보다 지경부"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감시하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불신을 빗댄 말입니다. 친(親)중소기업적이어야 할 공정위가 대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펴는 지식경제부보다 못한 점을 비꼰 표현이기도 합니다. 최근 국회 정무위 한 의원은 공정위를 두고 "전시행정에 머물러 중소기업계가 빈사상태에 내몰리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각자도생(各自圖生), 즉 제각기 살아나갈 방법을 찾으라는 말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이야기하면서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이 말이 새롭지 않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혼자 살길을 찾아왔으며 입법·사법·행정 모두에게 외면받는 지금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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