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이날 이례적으로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전임 은행장인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신한은행 직원 등 7명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최근 은행에 신상훈 전 은행장의 친인척 관련 여신에 대한 민원이 접수돼 조사한 결과, 950억 원에 이르는 대출 취급과정에서 배임 혐의가 있었고 채무자에 대해서는 횡령 혐의가 있었다는 것.
이 행장은 다음날인 3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을 찾아가 신 사장 고소와 이사회 개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오사카를 방문했지만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이후 9일 이들 3인방은 일본 나고야 주주 설명회에서 '이사회에서 모든 권한을 일임한다'고 결정했다.
결국 신한금융은 9월14일 긴급이사회를 개최하고 5시간 가까이 되는 마라톤 공방 끝에 신 사장의 직무정지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신한 사태는 민주당 조영택 의원, 이 행장 자문료 3억 원 비자금 사용 의혹 제기하고 금융감독원이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중징계 방침을 내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금감원은 라 회장의 실명제 위반 증거를 확보했고 조직적으로 금감원 검사를 방해한 사실도 적발해 라 회장을 문책 경고 이상 중징계 조치를 내렸다.
검찰이 피소 당한 신 사장 이외에도 라 회장과 이 행장 등 3명 모두가 이희건(93) 신한은행 명예회장의 고문료 15억 원 횡령에 개입한 정황을 확인하고 처벌이 불가피한 상황도 회장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여기에 이번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지난 2007년 박연차 회장에게 전달된 50억 원의 차명계좌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알면서도 묵인한 것 아니냐'며 당국으로 불똥이 튀자 라 회장의 퇴진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라 회장은 지난 11일 기업설명회를 위해 출국, 당초 일본에서 주요 투자자들과의 만남을 마지막 일정으로 27일 귀국 예정이었으나 25일 조기 귀국해 사퇴를 시사했다.
결국 30일 이사회에서 스스로 사임하고 류시열 직무대행을 선임했다.
<'신한사태' 일지>
9월2일 - 신한은행, 신상훈 사장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 고소
3일 -이백순 행장, 주주 설득 위해 오사카 출국.
오사카 주주들 신 사장 해임 반대 결의문 채택
6일 -이 행장 도쿄 방문
라응찬 회장-노조위원장 면담
7일 -정행남 사외이사 방한, 라 회장 면담
9일 -라 회장, 이 행장, 신 사장 나고야 주주 설명회서 이사회 일임 발표
10일 -신한지주 14일 이사회 개최 결정
13일 -재일교포 주주, 이 행장 및 지주 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해임청구소 송 제기
14일 -신한지주 이사회, 신 사장 직무정지 결정
10월7일 -금감원, 라 회장 금융실명제법 위한 중징계 통보
11일-라 회장, 국감 전 해외 기업설명회(IR) 참석차 미국 출국
14일 = 재일교포 주주 '경영진 3인' 즉시 사임 요구
19일 = 금감원, 신한은행 검사 내달 8일 착수 밝힘
25일 = 라 회장 조기 귀국
27일 = 라 회장, 계열사 사장단에 사퇴 시사
30일 = 신한지주 이사회에서 자진 사퇴. 류시열 직무대행 선임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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