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유럽연합(EU)이 대형 회계 법인들의 시장 독점에 칼날을 겨누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미셸 바르니에 EU역내시장·서비스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 회계시장의 70%를 '빅4'가 차지하고 있으며 영국의 경우는 이들의 점유율이 99%에 달한다"면서 "이는 구조적인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으며 다양성과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빅4로 언급된 회계업체들은 딜로이트·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KPMG·언스트앤영 등이다.


위원회는 특히 이들이 회계감사를 통해 금융권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바르니에 위원은 "회계법인들은 금융위기의 가장 앞쪽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리먼브라더스 등 대형 은행권의 감사 등을 통해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을 예견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또 회계법인들이 회계감사와 자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졌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EU권에서 회계법인이 회계감사 이외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회계 법인이 유럽에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만 하는 일종의 '인가'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 경우 KPMG와 PwC 등 신용평가 사업 진출까지 넘보던 회계법인들의 향후 경영전략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사업 영역 축소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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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적 회계법인에 대한 이 같은 지적은 몇 달전 불거진 신용평가사 독점 논란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지난 6월 유럽 재정적자 위기가 재발하면서 신용평가사들은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집중 포화를 받았다. 이들이 독점으로 인해 제대로 된 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뒷북 평가로 오히려 경제적인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빅4에 해당되지 않는 회계 법인들은 벌써부터 이번 규제에 환영하고 나섰다. 제레미 뉴맨 BDO 최고경영자(CEO)는 "빅4가 최고라는 선입견은 영업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였다"면서 "위원회의 이번 조치에 대해 환영 한다"고 말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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